체액량이 부족해도 포타슘이 함께 부족해지지 않는 것은, 소변으로 포타슘이 빠져나가려면 두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체액량이 부족하면 알도스테론(aldosterone)이 올라가고, 알도스테론이 오르면 콩팥에서 나트륨을 재흡수하면서 포타슘이 빠져나간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체액량이 부족해지면 포타슘도 같이 부족해지는 것 아닌가?” 실제로 그런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의외로 포타슘은 부족해지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왜 그런지 알면, 우리 몸이 전해질 균형을 얼마나 정교하게 지키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❷ 소변으로 포타슘이 빠져나가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콩팥에서 포타슘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려면 두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어야 합니다.

  1. 콩팥 집합관의 뒷단(원위부)으로 나트륨이 충분히 전달될 것
  2. 알도스테론이 높은 상태일 것

알도스테론이 오르면 나트륨 재흡수 통로(채널)가 대폭 증가합니다. 이 통로로 나트륨이 들어올 때, 전기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포타슘이 반대편으로 빠져나갑니다.

그런데 체액량이 부족할 때는 안지오텐신(angiotensin)도 함께 올라갑니다. 안지오텐신은 콩팥의 앞단(근위부)에서도 나트륨 재흡수를 늘립니다. 앞단에서 나트륨을 이미 상당히 흡수해버리면, 뒷단까지 전달되는 나트륨 양이 줄어듭니다. 알도스테론이 통로를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들어올 나트륨 자체가 적으면 포타슘도 그만큼 빠져나가지 않습니다.

❸ 포타슘 부족을 막는 또 다른 기전

앞서 설명한 것처럼 나트륨 전달량이 줄어드는 것 외에도, 포타슘이 이미 부족해지기 시작하면 스스로를 지키는 기전이 작동합니다.

집합관에는 ROMK라는 포타슘 배출 통로가 있어서, 평소에도 포타슘이 소량 지속적으로 빠져나갑니다. 그런데 혈중 포타슘 농도가 낮아지면 이 통로의 활성도 자체가 떨어집니다. 즉 포타슘이 부족해지기 시작하면 소변으로 새어 나가는 양이 줄어드는 보호 기전이 함께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두 기전을 합치면 이렇게 됩니다. 체액량이 부족할 때 알도스테론은 오르지만, 나트륨 전달량 감소와 ROMK 활성도 저하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포타슘의 손실을 제한합니다.

❹ 결국

체액량 부족만으로 포타슘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일은 잘 생기지 않습니다. 저칼륨혈증(hypokalemia)이 생기려면 이 균형을 무너뜨리는 다른 조건이 더해져야 합니다. 반대로 알도스테론을 분비하는 기관에 종양이 생겨 알도스테론이 무작정 높아지는 원발성 고알도스테론증(primary hyperaldosteronism)에서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됩니다. 알도스테론이 아무리 높아도 나트륨 전달량과 ROMK 활성도라는 두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포타슘이 대량 손실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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