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역의학 공부 지도

공부 지도

아무도 안 봤지만,
제가 아까워하는 영상

일주일에 한 편씩 꺼내 놓습니다. 조회수가 안 나온 영상에는 대개 같은 이유가 있습니다 —아무도 그 질문을 할 줄 모릅니다. 그 이유부터 적었습니다.

  1. 2026-10-19

    나는 혈압, 당뇨 둘 중에서 하나만 조절하겠어

    「둘 다는 벅찹니다. 저는 혈압만 조절하겠습니다.」 진료실에서 종종 듣는 말입니다.

    먼저 알아 두실 것이 있습니다.

    당뇨가 있는 분 중에 고혈압이 같이 있는 비율은 30세 이상에서 55.3%입니다.

    65세 이상에서는 71.2%입니다.

    절반이 넘습니다. 둘 다 있다는 것이 나에게만 생긴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하나만 고르겠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런 말씀은 주로 혈압은 조절되는데 당이 잘 안 되는 분들이 하십니다.

    당뇨가 있는 분에서 혈압 조절률은 68.7%, 65세 이상은 73.8%쯤 됩니다.

    그런데 당 조절률은 24~28%입니다.

    버리시겠다는 쪽이 하필 어려운 쪽입니다.

    혈압은 약만 잘 드시면 어느 정도 조절됩니다. 조금만 신경 쓰면 되는 쪽이에요.

    그러니 혈압이 잘 되니 당뇨를 버리겠다는 것은 순서가 거꾸로입니다.

    게다가 두 병의 생활수칙은 대부분 겹칩니다.

    운동하고, 체중 줄이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입니다. 혈압에 소금 이야기가 조금 더 붙는 정도지 거의 같습니다.

    지키다 보면 둘이 같이 잡히게 되어 있습니다.

    합병증도 겹칩니다.

    뇌졸중, 심부전, 허혈성 심질환, 부정맥. 모두 당뇨에서도 나타나는 것들입니다.

    혈압에서 특히 잘 생기는 것도 있기는 합니다. 200에 120을 넘으면 처지고 머리 아프고 토하는 고혈압성 뇌증 같은 것입니다. 이건 혈압을 내리면 좋아집니다.

    그래서 이 둘은 따로 가는 병이 아니라 함께 가져가야 하는 병입니다.

  2. 2026-10-12

    완벽한 당뇨인, 얼마나 될까

    당뇨가 있는 분 중에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이 모두 목표 안에 들어오는 분은 몇 %일까요.

    8.4%입니다.

    열 명 중 한 명이 안 됩니다.

    65세 이상만 따로 봐도 9.7%입니다. 오히려 연세 있으신 분들이 조금 낫습니다.

    왜 이렇게 적을까요.

    셋 중에 무엇이 발목을 잡는지 보면 답이 나옵니다.

    고혈압은 치료하면 73%쯤 조절됩니다.

    콜레스테롤도 80% 언저리입니다.

    그런데 당은 28%입니다. 혼자 확 떨어집니다.

    그러니 당뇨 관리만 잘 되면 「완벽한 당뇨인」이 확 늘어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혹시 세 가지가 다 조절되고 계신 분이 보고 계시다면 자부심을 가지셔도 좋습니다.

    열두 명 중 한 명 안에 드신 겁니다. 공부로 치면 인서울 하신 셈입니다.

    그리고 진료하시는 선생님이 보고 계시다면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루에 당뇨 환자 서른 분을 보는데 그중 열다섯 분이 「다 좋습니다」 하고 나가신다면, 그건 이 통계와 잘 맞지 않습니다.

    혹시 놓치고 있는 것이 없는지 한번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3. 2026-10-05

    지긋지긋한 건강식품 문제. 이거 먹어요? 먹지 말아요?

    교통사고로 입원하신 60대 여성분이 혈압이 너무 올랐다며 오셨습니다.

    원래 고혈압이 있었고, 당뇨는 10년쯤 되셨고, 갑상선기능저하증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병력을 보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갑상선약을 1~2년 전에 스스로 끊으셨다는 겁니다.

    간수치가 올라가서 끊은 것이 아니라, 올라갈까 봐 미리 끊으셨다고 했습니다.

    혈압을 재 봤습니다. 200에 100이었습니다.

    160에 100을 넘으면 이기고혈압, 180에 110에 가까우면 고혈압성 긴급이라고 부릅니다. 빨리 조절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당도 봤습니다. 공복혈당 350, 당화혈색소 10.3%였습니다.

    여쭤보니 갈증이 나고 소변도 자주 보신다고 했습니다. 컨디션이 아주 안 좋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혈압약부터 드리고 며칠 지켜보니 150에 90까지 떨어졌습니다. 이제 당뇨 관리를 설명드릴 차례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설명을 드리려고 하면 계속 건강식품을 물으시는 겁니다.

    오메가3을 드신다고 하셨습니다. 중성지방이 정상이라 안 드셔도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비타민C는 드셔도 그만 안 드셔도 그만이라고 했고, 비타민D는 골밀도를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베트남에서 수입했다는 버섯 같은 것들이 이어졌습니다. 열 가지쯤 됐습니다.

    게다가 이분은 간수치도 조금 올라 있었습니다. AST 60, ALT 80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딱 잘랐습니다.

    지금 그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다 갖다 버리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간수치가 올라간 것도 그중 무언가 때문일 수 있고요.

    좀 충격을 받으셨습니다. 그래서 다시 차분히 설명을 드리기는 했습니다.

    이분은 약을 끊고, 그 빈자리를 건강식품으로 메우려 하셨던 겁니다.

    건강해지려고 드시는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건강을 해친 쪽이 됐습니다.

    이렇게 세게 말씀드리면 저와 안 맞는다고 다음에 안 오시는 분도 많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렇게밖에 말씀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4. 2026-09-28

    혈압약, 언제 끊을수 있는가

    혈압약은 한번 시작하면 평생 먹는 것으로 알고 계십니다.

    대체로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아주 드물게 끊는 경우도 있습니다.

    끊는다는 것은 끊고 나서도 혈압이 정상 범위에 머문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누가 끊을 수 있을까요. 세 가지를 봅니다.

    첫째, 치료를 시작할 때 혈압이 심하지 않았던 분입니다. 140에 90쯤에서 시작했으면 가능성이 있고, 180에 120에서 시작했으면 어렵습니다. 약 한 알로 조절되는 정도여야 합니다.

    둘째, 생활습관이 정말로 잡힌 분입니다. 체중, 소금, 운동, 담배입니다.

    셋째, 젊은 분입니다. 고혈압은 기본적으로 노화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렇게 해서 한두 분 정도 끊어 봤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끊을까요. 약에 따라 다릅니다.

    암로디핀처럼 반감기가 긴 약은 이틀에 한 번, 홀숫날에만 드시는 식으로 줄여 갑니다.

    반감기가 짧은 약은 용량을 줄입니다. 5mg 드시던 것을 2.5mg으로요.

    그리고 혈압을 재야 합니다. 오르면 바로 원래대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번거롭게 끊어야 할까요. 그냥 끊으면 편할 텐데요.

    갑자기 끊으면 교감신경이 확 뜨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평소에 약을 먹고 있을 때보다도 혈압이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농구에서 공이 튀어 오르는 그 리바운드처럼요.

    이것을 리바운드 고혈압이라고 합니다.

    교감신경이 뜨니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위험도 따라옵니다.

    무엇이든 천천히 해야 합니다.

    ※ 혈압약을 혼자 판단해서 끊으시면 안 됩니다. 끊을 수 있는지, 어떻게 줄일지는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5. 2026-09-21

    50세 남자, 소변검사에서 당이 나왔다면

    50세 남자분의 건강검진 소변검사에 당이 한 줄 나왔습니다.

    아주 조금 나왔습니다. 그냥 넘어가도 될 것 같은 결과입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소변에 당이 조금이라도 나왔다는 것은, 어느 시점엔가 혈당이 200 이상 올라갔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검사한 그 순간이 아니라, 그 사이 어딘가에서 200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왔다고 봐야 합니다.

    이 말씀을 드리면 대개 많이 당황하십니다.

    당뇨일 수도 있고, 초기 당뇨일 수도 있고, 전당뇨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이때가 중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전당뇨는 관리만 잘하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초기 당뇨도 전당뇨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더 진행한 다음에는 그것이 안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때 오신 분들을 붙잡고 좀 세게 말씀드립니다. 다시 오셔서 정확하게 검사해 보자고요.

    그렇게 해서 아무 일 없던 분도 꽤 있었습니다.

    전당뇨나 초기 당뇨가 발견된 분도 종종 있었습니다.

    소변검사의 당 한 줄을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이참에 드시는 것과 운동을 한번 점검하는 계기로 삼으시면 좋겠습니다.

  6. 2026-09-14

    당뇨병 선별검사 대상은?

    173cm에 73kg인 서른한 살 남자분. 아무 증상도 없습니다.

    이분은 당뇨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받아야 합니다.

    당뇨 선별검사 기준이 체질량지수 23부터이기 때문입니다.

    173cm에 73kg이면 24.4입니다. 기준을 훨씬 넘습니다.

    굉장히 엄격한 기준입니다. 일찍 찾아서 합병증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잡아 두었습니다.

    체중 말고도 검사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나 형제자매 중에 당뇨가 있는 경우입니다. 직계가족이면 유전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내당능장애나 공복혈당장애가 있었던 경우입니다. 이미 기미가 보였던 것이니까요.

    임신성 당뇨를 앓았던 경우, 4kg이 넘는 아기를 낳은 경우도 해당됩니다.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도 검사합니다. 이것들은 당뇨를 친구처럼 따라다니는 놈들이라, 하나가 보이면 나머지도 같이 있는지 봐야 합니다.

    이미 심혈관 질환이 와 버린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늦었더라도 그것이 당뇨 때문이었다면 당뇨를 조절해야 하니까요.

    그러면 무엇을 검사할까요.

    세 가지를 봅니다.

    8시간 이상 굶고 재는 공복혈당, 석 달 치 평균을 보는 당화혈색소, 당을 마시고 어디까지 오르는지 보는 경구당부하검사입니다.

    이 중 하나라도 걸리면 당뇨로 진단합니다.

  7. 2026-09-07

    우리 몸이 급할 때 혈류를 빌리러 가는 곳

    혈압이 뚝 떨어지면 몸은 어디에서 피를 끌어올까요.

    혈압이 떨어지면 심장과 뇌가 먼저 위험해집니다.

    이 둘이 죽으면 그냥 끝입니다. 그러니 어디선가 피를 끌어와서라도 이쪽을 살려야 합니다.

    몸이 고르는 곳은 위장관입니다.

    죽게 생겼는데 밥 먹고 소화할 정신은 없으니까요. 지금 급한 일이 아닌 곳부터 희생시키는 겁니다.

    어떻게 끌어오는지 보겠습니다.

    교감신경이 위장관으로 가는 가는 동맥을 세게 조입니다. 문을 닫아 버리는 셈입니다.

    정맥도 같이 쥐어짭니다. 거기 고여 있던 피가 간을 거쳐 심장으로 밀려 들어갑니다.

    이렇게 해서 200에서 400mL를 더 쓸 수 있게 됩니다.

    얼마 안 되어 보이지만 계속 돌기 때문에 꽤 많은 양입니다.

    급할 때는 몇 시간까지도 이렇게 버팁니다.

    그런데 무한정은 안 됩니다.

    피가 끊긴 위장관도 일은 하거든요. 밥을 못 먹어도 일은 합니다.

    산소가 모자란 채로 일하니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이 쌓입니다.

    그러면 이 아데노신이 닫아 놓은 문을 조금씩 도로 엽니다. 이러다 죽겠다고 문을 여는 셈입니다.

    이것을 대사성 혈관 확장이라고 합니다.

    결국 위장관으로 가는 피는 교감신경이 조이는 힘과 아데노신이 여는 힘, 이 둘의 줄다리기로 정해집니다.

    몸이 벌어 준 그 몇 시간 안에 원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8. 2026-08-31

    만성 B형간염에서 조직검사를 고려하는 경우는

    만성 B형간염 환자분이 계십니다. 바이러스는 20만인데 간수치는 정상입니다. 나이는 마흔입니다.

    기준대로라면 치료하지 않습니다.

    치료 기준이 숫자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e항원이 양성이면 바이러스 DNA가 10만을 넘고, AST와 ALT가 정상 상한의 두 배를 넘을 때 치료합니다. e항원이 음성이면 DNA 기준이 1만으로 내려갑니다.

    ALT가 기준에 들어가 있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간이 얼마나 부서지고 있는지를 보는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바이러스도 많고 간도 많이 부서지고 있으면 치료하라는 뜻이지요.

    그런데 여기에 논란이 있습니다.

    ALT가 하나도 오르지 않으면서 바이러스만 계속 증식하다가, 나중에 간경변과 간암으로 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다시 앞의 환자분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기준대로 치료하지 않는 이유는 면역이 아직 봐주고 있는 시기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흔에 면역이 봐주고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간이 부서지고 있는데 이 검사가 못 잡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입니다.

    이럴 때 간생검을 합니다.

    바깥에서 바늘을 찔러 조직을 조금 떼어 직접 들여다보는 검사입니다. 번거롭고, 두 번 찌르기도 합니다.

    그렇게 봐서 염증과 괴사가 중등도 이상이거나 문맥 주변에 섬유화가 있으면, 간수치가 정상이어도 치료합니다.

    숫자가 못 걸러내는 자리를 눈으로 확인하러 가는 셈입니다.

  9. 2026-08-24

    건강한 사람에게 비타민D가 도움이 될까

    비타민D는 많이 먹을수록 뼈에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결과가 나온 연구가 있습니다.

    2019년 JAMA에 실린 연구입니다.

    건강한 사람 300명을 3년 동안 지켜봤습니다. 골다공증도 없고, 골다공증 위험도 없고, 비타민D가 모자라지도 않은 분들입니다.

    이분들을 하루 400단위, 4,000단위, 10,000단위 세 무리로 나눴습니다.

    용량이 적어서 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많이 먹으면 더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설계한 연구인 셈입니다.

    3년 뒤 골밀도를 봤습니다.

    400단위는 1.2% 감소, 4,000단위는 2.4% 감소, 10,000단위는 3.5% 감소였습니다.

    늘어난 것이 아니라 줄었고, 많이 먹은 쪽이 더 줄었습니다.

    왜 그런지는 아직 모릅니다.

    다만 이 연구에는 큰 구멍이 하나 있습니다.

    비타민D를 아예 먹지 않는 무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비타민D 때문에 줄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3년 나이를 먹어서 줄어든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용량이 올라갈수록 더 줄었다는 사실은 이상한 일입니다.

    저는 이 연구 하나로 비타민D를 드시지 말라고 말씀드리지는 못합니다.

    다만 결핍도 없고 골다공증 위험도 없는 분이 꼭 드셔야 하느냐고 물으신다면, 글쎄요.

    무엇이든 꼭 필요한 사람에게 적정한 용량으로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만능인 약도, 만능인 식품도 없습니다.

  10. 2026-08-17

    불필요한 병과 약의 순환고리

    31세 남자분이 두통 때문에 진료실에 오셨습니다.

    그런데 복용 중인 약을 보니, 5년째 협심증 약과 타이레놀을 함께 드시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처음부터 들어보니 조금 이상했습니다.

    5년 전, 동생이 큰 교통사고를 당한 직후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갑자기 가슴이 아팠습니다. 응급실로 가서 여러 검사를 했지만 특별한 이상은 없었고, 마지막으로 시행한 관상동맥 조영술에서도 혈관이 막힌 곳은 없었습니다.

    다만 약물로 혈관을 자극하는 검사에서 관상동맥이 수축하는 소견이 나타났고, 혈관연축성 협심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혈관을 넓히는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약을 먹고 나니 이번에는 머리가 아팠습니다.

    두통 때문에 다시 대학병원에 갔고, 뇌 MRI까지 찍었지만 이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두통이 있을 때 타이레놀을 먹으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협심증 약 → 두통 → 타이레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로 5년이 흘렀습니다.

    제가 궁금했던 것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 가슴은 다시 아팠습니까?」

    놀랍게도 5년 동안 한 번도 아프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협심증 약도 꾸준히 먹은 것이 아니라 드시다 말다 했는데도 말입니다.

    저는 이분에게 새로운 약을 하나 더 처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처음부터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몇 년 뒤 제가 다른 지역의 병원으로 옮긴 후, 이분이 저를 다시 찾아오셨습니다.

    그동안 약을 하나도 먹지 않았는데도 아무 증상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검사에서 이상이 나오면 병명이 붙고, 병명이 붙으면 약을 먹게 됩니다.

    그리고 그 약 때문에 새로운 증상이 생기면 또 다른 검사를 하고, 또 다른 약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물론 검사와 약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지금 치료하고 있는 문제가 처음부터 정말 치료가 필요한 문제였는지, 새로 생긴 증상이 혹시 치료 과정에서 생긴 것은 아닌지 전체 흐름을 다시 돌아볼 필요도 있습니다.

    ※ 이 사례를 보고 복용 중인 심장약을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실제 관상동맥질환이 있거나 스텐트 시술을 받은 분들은 약을 중단하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약의 중단이나 변경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