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필락시스 진단 기준은 넓게 설계되어 있어 많은 질환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으며, 감별의 핵심은 다계통 침범 여부와 객관적 지표의 유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아나필락시스 진단 기준은 명확해 보이지만, 적용하다 보면 수많은 다른 질환이 그 안으로 들어온다. 급성 발병, 알레르겐 노출력(환자가 있다고 하면 있는 것), 호흡기나 순환기 증상 — 이 조합을 충족하는 병이 아나필락시스만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구별하는가.
❷ 각 감별 질환의 핵심 구별 포인트는 무엇인가
천식 발작(asthma attack)
알레르겐 노출 후 쌕거림(wheezing)과 호흡 곤란이 오면 아나필락시스로 오인하기 쉽다. 구별 포인트는 호흡기에만 증상이 국한된다는 점이다. 아나필락시스는 피부, 순환기, 위장관 등 여러 계통에 걸쳐 반응이 나타난다. 단, 두 질환이 칼로 무 썰듯 나뉘지는 않으며 경험이 중요하다.
미주신경성 실신(vasovagal syncope)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점이 겹친다. 핵심 구별 지표는 맥박이다. 아나필락시스에서는 빈맥(tachycardia)이 나타나지만, 미주신경성 실신은 심억제 시스템(cardioinhibitory system)이 활성화되어 서맥(bradycardia)이 동반된다. 두드러기나 혈관부종도 없다.
공황 발작(panic attack)
주관적 호소가 매우 심해 아나필락시스와 혼동될 수 있다. 그러나 공황 발작에는 객관적 지표가 나타나지 않는다. 저혈압, 두드러기, 혈관부종, 쌕거림이 없다. 과호흡으로 인한 호흡성 알칼리증(respiratory alkalosis)은 나타날 수 있으나, 아나필락시스의 전형적 소견이 아니다.
급성 전신성 두드러기(acute urticaria)
피부 증상만 있고 호흡기나 순환기를 침범하지 않는다. 아나필락시스와의 구별 기준이 바로 다계통 침범 여부다.
혈관부종(angioedema)
입술·혀·후두 등에 부종이 오는데, 유전성인 경우 두드러기 없이 부종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검사에서 보체 성분인 C4, C1q 수치가 감소한다. 혈관부종 자체도 응급 상황이다.
스콤브로이드 중독(scombroid poisoning)
참치, 고등어 등 오래된 생선에서 히스티딘(histidine)이 히스타민(histamine)으로 변환되어, 아나필락시스와 유사한 홍조·두드러기·구토·어지럼이 나타난다. 감별 포인트가 두 가지다. 첫째, 혈중 트립테이즈(tryptase)가 정상이다. 아나필락시스에서는 비만세포가 활성화되면서 트립테이즈가 상승하지만, 스콤브로이드에서는 그 경로를 거치지 않는다. 둘째, 같은 생선을 먹은 사람들에게 동시에 증상이 나타난다.
카르시노이드 증후군(carcinoid syndrome)
종양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홍조와 심계항진을 일으킨다. 두드러기나 기관지 수축은 드물다. 소변 검사에서 5-HIAA, 메타네프린(metanephrine) 등의 특징적인 대사산물로 감별한다.
❸ 그렇긴 하지만 감별을 먼저 생각하다가 더 큰 문제가 생긴다
위의 감별 질환들은 각각이 중요한 임상 주제다. 부정맥, 뇌졸중, 저혈당, 심근경색, 폐색전증도 모두 아나필락시스 진단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 모든 가능성을 동시에 머릿속에 담고 판단해야 하므로 어렵다.
그러나 임상 원칙은 분명하다. 진단 기준을 충족하면 에피네프린 투여를 먼저 고려한다. 감별을 고민하느라 투여를 미루다 실제 아나필락시스였을 때의 결과가 더 나쁘다. 아나필락시스 진단 기준이 넓게 만들어진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❹ 결론적으로
아나필락시스 감별 진단에서 실용적으로 기억할 포인트는 세 가지다. 1) 다계통 침범이 없으면 다른 진단을 먼저 생각한다. 2) 맥박(빈맥 vs 서맥)과 객관적 지표 유무가 빠른 감별 단서다. 3) 스콤브로이드는 트립테이즈 정상과 집단 발생으로 구별한다. 그리고 이 모든 감별을 고민하는 와중에도, 아나필락시스 가능성이 남아 있다면 에피네프린 결정을 지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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