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만성 염증을 통해 면역계를 예민하게 만들고, 비만세포 수를 늘리며, 호흡 여유를 줄이고, 에피네프린 투여를 어렵게 만들어 아나필락시스의 발생과 중증도를 모두 높인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서 아나필락시스 위험이 높다는 것은 이해가 된다. 비슷한 질환군이고, 알레르기의 가장 심한 형태가 아나필락시스이니까. 그런데 비만은 왜 위험인자가 되는가.
❷ 비만이 면역계를 어떻게 바꾸는가
지방 조직은 단순히 지방을 저장하는 곳이 아니다. TNF-α, 인터루킨 같은 사이토카인(cytokine)과 렙틴(leptin)을 지속적으로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이기도 하다. 지방이 많을수록 이 염증 물질의 분비가 늘어나고, 낮은 수준의 만성 염증 상태인 low-grade inflammation이 유지된다.
이 상태에서는 비만세포(mast cell)가 작은 자극에도 탈과립이 일어나기 쉬워진다. 원래는 강한 자극이 있어야 활성화되던 것이, 이미 예민해진 상태이므로 반응 역치가 낮아지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렙틴은 비만세포를 직접 자극하여 히스타민 분비를 증폭시킨다. 비만 상태에서는 비만세포 자체의 수도 늘어난다. 즉, 같은 자극이 와도 반응의 규모가 커진다.
❸ 발생했을 때 왜 더 위험하고 치료도 어려운가
비만한 사람은 복부 지방이 횡격막을 눌러 폐가 충분히 팽창하지 못하는 상태가 기본이다. 평소에도 호흡 여유가 적은 상황에서 아나필락시스로 인한 기도 경련과 호흡 곤란이 겹치면 증상이 훨씬 심하게 나타난다.
치료 측면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아나필락시스 일차 치료제인 에피네프린(epinephrine)은 허벅지 외측 근육에 주사해야 최대 효과가 나타난다. 그런데 지방층이 두꺼우면 바늘이 근육층에 도달하지 못하고 지방층에 머물 수 있다. 지방층 내 흡수는 가능하지만 속도가 느려,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치료 효과가 지연된다. 정맥로 확보도 혈관을 찾기 어려워 전반적인 처치가 늦어진다.
❹ 결국
비만은 아나필락시스에 관해 세 가지 층위에서 위험을 높인다.
- 발생 위험 — 만성 염증으로 면역계가 예민해지고 비만세포 수가 늘어 작은 자극에도 반응한다.
- 중증도 — 기본적인 호흡 여유가 적어 발생 시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 치료 효과 — 에피네프린이 근육층에 도달하지 못하면 치료가 지연된다.
비만한 환자에서 아나필락시스가 의심될 때는 에피네프린 주사 시 바늘이 근육층에 도달했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더 긴 바늘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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