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립타제(tryptase)는 비만세포(mast cell)에서 분비되는 단백분해효소로, 히스타민처럼 직접 증상을 일으키기보다는 보체계(complement system)와 응고-키닌계(coagulation-kinin system)를 활성화하여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증폭시킨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트립타제(tryptase)라는 이름을 처음 들으면 트립신(trypsin)과 혼동하기 쉽습니다. 이름의 앞 네 글자가 같고, 둘 다 단백질을 자르는 효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트립신은 소장에서 음식물의 단백질을 소화하는 외분비 효소이고, 트립타제는 비만세포에서 분비되어 우리 몸 내부의 신호 단백질에 작용하는 전혀 다른 효소다.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이 트립타제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❷ 트립타제는 무엇을 활성화시키는가

트립타제는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할 때 히스타민, PAF(platelet activating factor, 혈소판 활성화 인자) 등과 함께 비만세포에서 방출된다. 이 효소 자체가 혈관을 확장시키거나 가려움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대신 두 가지 중요한 시스템을 활성화한다.

보체계(complement system) 활성화

트립타제가 혈중 신호 단백질을 절단해 보체계를 활성화하면, C3a와 C5a가 생성된다. 이 두 물질은 아나필락토신(anaphylatoxin)이라 불리며, 강력한 염증 매개체로 작용한다. C3a와 C5a는 혈관 투과성을 추가로 높이고, 다른 면역세포를 끌어모아 반응을 악화시킨다.

즉 비만세포가 터지는 것이 시작이라면, 트립타제는 그 신호를 면역계 전체로 확산시키는 증폭기 역할을 한다.

응고-키닌계(coagulation-kinin system) 활성화

트립타제는 응고-키닌계도 활성화한다. 이 경로를 통해 생성되는 핵심 물질이 브라디키닌(bradykinin)이다. 브라디키닌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관 투과성을 더욱 높인다. 이미 아나필락시스로 혈관이 확장된 상태에서 브라디키닌이 추가되면 혈압 저하가 심해진다.

❸ 트립타제가 진단에 쓰이는 이유

아나필락시스의 진단은 기본적으로 증상에 기반한다. 그러나 트립타제는 비만세포가 실제로 활성화되었다는 객관적 증거를 혈액 검사로 확인할 수 있게 해 주는 유일한 지표다.

혈중 트립타제 농도는 아나필락시스의 중증도와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농도가 높을수록 반응이 더 광범위하게 일어났다는 뜻이다.

다만 트립타제 수치는 증상 발생 후 일정 시간이 지나야 최고점에 도달하고, 이후 감소하기 때문에 채혈 시점이 중요하다. 또한 트립타제가 정상 범위라도 아나필락시스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❹ 결론적으로

트립타제는 히스타민처럼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 역할은 다른 강력한 시스템들을 연쇄적으로 활성화하여 반응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아나필락시스가 왜 시간이 지나면서 더 심해질 수 있는지, 그 기전의 핵심에 트립타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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