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피세포(endothelial cell)가 산화질소(NO)를 만들지 못하면 혈관 수축, 고혈압, 동맥경화가 서로를 악화시키는 연쇄 반응이 시작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고혈압, 동맥경화, 협심증, 발기부전 — 이 네 가지를 따로따로 다른 병으로 배웠을 것이다. 그런데 이 네 가지가 사실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된 이야기라면?
❷ 내피세포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내피세포(endothelium)는 혈관 안쪽을 따라 줄지어 있는 세포로, 흐르는 혈액과 가장 먼저 맞닿는다.
내피세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산화질소(NO, nitric oxide)를 분비하는 것이다. NO는 혈관 벽의 평활근으로 스며들어 cGMP(cyclic guanosine monophosphate)를 증가시키고, 평활근을 이완시킨다. 그 결과 혈관이 확장되고 저항이 낮아진다.
즉 내피세포가 건강하면 혈관은 자연스럽게 확장 방향으로 유지된다.
❸ 내피세포가 손상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내피세포가 손상되면 NO 생성이 줄고, 동시에 강력한 혈관 수축 물질인 엔도텔린(endothelin)이 분비된다. 그 결과:
- 혈관 저항 증가 → 고혈압 — NO가 줄면 혈관이 수축하고 저항이 올라간다.
- 고혈압 → 내피세포 추가 손상 — 높아진 혈압이 혈관 벽을 더 세게 때리므로 내피세포 손상이 심해진다. 악순환이다.
- 내피세포 손상 → 동맥경화 — 손상된 내피 사이로 LDL 콜레스테롤과 백혈구가 침투해 플라크(plaque)를 형성한다. 이것이 동맥경화(atherosclerosis)다.
- 동맥경화 → 내피세포 기능 추가 저하 — 플라크가 쌓인 위의 내피세포는 정상 기능을 할 수 없다. 다시 악순환.
협심증 치료와 NO의 연결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에 혈류가 부족해진 상태가 협심증이다. 이미 플라크가 형성된 혈관의 내피세포는 스스로 NO를 만들지 못한다. 그래서 외부에서 NO를 공급한다 —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을 혀 밑에 넣으면 체내에서 NO를 생성해 혈관을 확장시킨다.
발기부전 치료와 NO의 연결
음경 혈관에서도 같은 원리가 작동한다. 성적 자극이 있을 때 NO가 분비되고 → cGMP가 증가하고 → 혈관이 확장되고 → 혈액이 채워져 발기가 유지된다.
나이, 흡연, 고혈압, 당뇨로 내피세포가 손상되면 cGMP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설령 만들어지더라도 PDE5(phosphodiesterase type 5)라는 효소가 빠르게 분해해버린다.
실데나필(sildenafil, 비아그라)은 PDE5를 억제해 cGMP를 오래 유지시킨다. 협심증 치료와 발기부전 치료가 같은 경로를 공유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❹ 결국
내피세포 손상은 고혈압·동맥경화·협심증·발기부전이 각자 따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같은 병리 연쇄에서 나오는 것임을 보여준다. 한번 악순환에 빠지면 끊기 어렵다. 내피세포 관리 — 금연, 혈압·혈당 조절, 규칙적 운동 — 가 이 모든 것의 공통 예방책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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