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의 증상 완화 약물은 심장의 산소 수요를 낮추거나 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동하며, 나이트레이트·베타차단제·칼슘통로차단제가 1차 선택지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협심증 약물 치료에는 크게 두 축이 있다. 증상을 줄이는 약과 예후를 바꾸는 약이다. 많은 경우 이 둘을 혼동한다. 아무리 흉통을 잘 조절해도 그것이 심근경색이나 사망을 막아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증상을 완화하는 약들은 어떤 공통 원리를 가지고 있을까.
❷ 산소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는가
협심증의 핵심은 심근의 산소 수요(demand)가 공급(supply)을 초과하는 것이다. 증상 완화 약물은 이 불균형을 세 방향 중 하나로 해결한다.
**나이트레이트(nitrate)**는 정맥 확장을 주요 기전으로 한다. 저용량에서는 정맥을 확장시켜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액량(전부하, preload)을 줄이고, 고용량에서는 세동맥(arteriole)까지 확장시켜 후부하(afterload)도 낮춘다. 관상동맥 직접 확장으로 산소 공급도 함께 늘린다. 기전의 중심에는 cGMP가 있다. 나이트레이트가 혈관 평활근에서 구아닐산 고리화효소(guanylyl cyclase)를 활성화해 cGMP를 증가시키면 혈관이 이완된다. 이 경로를 공유하는 PDE 억제제(실데나필 등)와 병용하면 cGMP가 과도하게 축적되어 위험하다.
나이트레이트의 고질적 문제는 내성(tolerance)이다. 지속 사용 시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10~12시간의 나이트레이트-free 구간(nitrate-free interval)이 권고된다. 이 시간대에 증상이 재발하는 협심증 반동(angina rebound)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베타차단제(beta-blocker)**는 심장의 β1 수용체를 차단해 심박수와 수축력을 낮춘다. 이를 통해 산소 수요가 직접 감소한다. 동시에 심박수가 느려지면 이완기(diastole)가 상대적으로 길어지고, 관상동맥 혈류는 주로 이완기에 공급되므로 결과적으로 산소 공급도 늘어난다.
주의할 점은 혈관 경련(spasm)이다. 베타차단제가 β수용체를 차단하면 알파(α) 수용체의 상대적 활성화로 혈관 수축이 생길 수 있어, 혈관연축 협심증(vasospastic angina) 환자에서는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칼슘통로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 CCB)**는 심장과 혈관 모두에 작용한다. 칼슘은 근육 수축의 신호이므로, 이 통로를 막으면 심장 수축력이 떨어지고 혈관이 이완된다. 종류에 따라 작용 부위가 다르다.
- 비디하이드로피리딘계(non-DHP): 딜티아젬(diltiazem), 베라파밀(verapamil) — 주로 심장에 작용, 심박수 감소
- 디하이드로피리딘계(DHP): 암로디핀(amlodipine), 니페디핀(nifedipine) — 주로 혈관에 작용, 반사성 빈맥(reflex tachycardia) 가능
❸ 2차 약물과 병용 전략은 어떻게 결정하는가
1차 약물인 베타차단제와 비DHP-CCB만으로 부족할 때, 상황에 따라 2차 약물을 추가하거나 먼저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2차 약물에는 다음 네 가지가 있다.
- 니코란딜(nicorandil): ATP-감수성 칼륨통로(K⁺ channel)를 열어 혈관을 이완
- 라놀라진(ranolazine): 후기 나트륨 전류(late Na⁺ current)를 줄여 칼슘 과부하를 억제
- 이바브라딘(ivabradine): 동방결절의 재미 전류(funny current)를 선택적으로 차단하여 심박수 감소
- 트리메타지딘(trimetazidine): 심근의 대사를 지방산 산화에서 포도당 산화로 전환
병용 원칙은 심박수와 혈압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심박수가 빠르면 베타차단제나 비DHP-CCB로 먼저 잡은 뒤 필요시 이바브라딘을 추가한다. 심박수가 이미 느리면 베타차단제와 비DHP-CCB를 쓸 수 없고 DHP-CCB가 첫 선택이 된다. 베타차단제와 DHP-CCB를 병용할 때는 서로의 단점을 보완한다는 장점이 있다. DHP-CCB의 반사성 빈맥을 베타차단제가 억제하고, 베타차단제에 의한 부하 경감을 DHP-CCB가 보완한다.
❹ 결국, 약물 선택의 출발점은 어디인가
롱-액팅 나이트레이트는 1차 약물이 아니다. 베타차단제 또는 비DHP-CCB를 쓸 수 없는 경우에 2차로 고려된다. 쇼트-액팅 나이트레이트(설하 니트로글리세린)는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즉각 사용한다.
증상 완화 약물은 예후(prognosis)를 바꾸지 않는다. 흉통이 사라졌더라도 플라크가 안정화되거나 혈전이 예방되는 것이 아니다. 예후를 바꾸는 약(스타틴, 항혈소판제 등)은 별도로 반드시 함께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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