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에 의한 고혈압은 세 가지 경로가 얽혀 있으며, 그 핵심은 신장의 혈압-이뇨 기능이 약해지는 것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살이 찌면 혈압이 오른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럴까요? 단순히 몸이 무거워서? 아니면 뭔가 더 구체적인 기전이 있을까요? 본태성 고혈압(essential hypertension)의 65~70%는 과체중 또는 비만과 관련이 있습니다.

❷ 세 가지 연결고리

비만이 고혈압으로 이어지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 체액 요구량 증가. 지방조직을 포함해 몸 전체가 커지면 그만큼 더 많은 혈류가 필요하다. 이를 충족하려면 심박출량(cardiac output)이 늘어야 하고, 심박출량이 늘면 혈압도 따라 올라간다. 몸이 커진 것에 비례해 혈압이 올라가는 정당한 반응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교감신경계 활성화.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leptin)이 시상하부(hypothalamus)를 자극하고, 시상하부는 연수(medulla)의 혈관 운동 중추에 신호를 보내 교감신경계 활성도를 높인다.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덩달아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 RAAS)도 함께 활성화된다. 두 시스템 모두 혈압을 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세 번째: 혈압-이뇨 기능 저하. 교감신경계와 RAAS의 만성적 활성화는 신장의 혈압-이뇨 기능을 떨어뜨린다. 정상이라면 혈압이 조금만 올라도 소변량이 늘어 균형을 회복해야 하는데, 이 기능이 약해지면 더 높은 혈압에서야 비로소 균형이 잡힌다.

❸ 그렇다면 세 번째가 핵심인 이유는 무엇인가

첫 번째와 두 번째는 혈압을 올리는 데 기여하지만, 두 번째가 세 번째를 유발한다는 연결고리가 있다. 교감신경계와 RAAS의 활성화가 직접적으로 신장의 혈압-이뇨 기능을 억제하는 것이다.

즉 비만 → 렙틴 분비 → 교감신경계·RAAS 활성화 → 혈압-이뇨 기능 저하 → 고혈압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연결 사슬이 형성된다. 결국 모든 경로가 신장으로 귀결된다. 장기적으로 혈압을 높이는 것은 신장의 기능 변화다.

❹ 결국

비만 관련 고혈압의 치료는 체중 감량이 가장 근본적이다. 체중이 줄면 렙틴 분비가 감소하고, 교감신경계와 RAAS 활성이 떨어지며, 신장의 혈압-이뇨 기능이 회복된다. 이뇨제와 RAAS 차단제(ACE inhibitor, ARB)가 비만 고혈압에 효과적인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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