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변으로 진행한 뒤에도 B형간염 바이러스 치료는 반드시 필요하며, 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 기준이 달라진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어차피 간이 굳어버렸는데, 이제 와서 바이러스를 잡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간경변(liver cirrhosis)으로 진행한 환자가 B형간염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 그 배경에는 이런 생각이 있을 때가 많다. 그러나 간경변이 된 이후에도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두 갈래 남아 있다.

❷ 간경변 이후에도 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B형간염 만성 감염의 자연 경과는 간경변을 거쳐 간암(hepatocellular carcinoma)으로 이어진다. 간경변이 됐다고 해서 이 경로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간암으로의 진행을 막기 위한 길이 여전히 남아 있다.

간경변에는 두 단계가 있다. 대상성 간경변(compensated cirrhosis)은 간이 굳어지긴 했지만 아직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비대상성 간경변(decompensated cirrhosis)은 간이 더 이상 기능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로, 황달, 복수, 식도정맥류(esophageal varices), 간성 혼수(hepatic encephalopathy) 등이 나타난다. 대상성에서 비대상성으로의 진행을 늦추는 것, 그리고 비대상성 상태에서도 간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 이 두 가지 모두 바이러스 치료로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다.

❸ 치료 기준은 간경변 이전과 어떻게 달라지는가

만성 B형간염의 일반적인 치료 기준은 HBV DNA 수치와 AST·ALT(간세포 손상 효소) 수치를 함께 본다. 그러나 간경변 단계에서는 AST·ALT 기준이 달라진다. 간이 이미 섬유화되고 결절이 생긴 상태에서는 부서질 간세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세포 파괴를 반영하는 효소 수치가 크게 오르지 않는다. 즉 이 상황에서 AST·ALT가 낮다고 해서 안전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소폭 상승만 보여도 주의가 필요하다.

대상성 간경변에서는 DNA 기준만 적용한다. HBsAg(표면항원) 양성인 경우 HBV DNA ≥10,000 IU/mL이면 치료하고, 음성인 경우에는 ≥1,000 IU/mL이면 치료한다. 비대상성 간경변에서는 기준이 더 낮아져, DNA가 검출만 되어도 치료를 시작한다.

사용하는 약물은 엔테카비르(entecavir) 또는 테노포비르(tenofovir) 중 하나를 선택한다. 인터페론(interferon)은 간부전을 유발할 수 있어 간경변 단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❹ 결국

간경변으로 이미 진행한 경우에도 B형간염 치료는 해야 한다. 목표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간암으로의 추가 진행을 막는 것, 비대상성으로의 전환을 늦추는 것, 비대상성 상태에서 간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 개시 기준이 달라지는 만큼, 정기적인 DNA 수치 확인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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