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CKD)은 1기부터 5기까지 단계가 있으며, 단계마다 해야 할 일이 달라진다. 초기에는 위험 인자 관리, 중기에는 약물 추가, 후기에는 합병증 예방과 투석 준비가 핵심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만성콩팥병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환자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투석”이다. 그런데 실제로 진료실에서는 한동안 뭔가 크게 바뀌는 게 없다는 느낌이 든다. 약도 비슷하고, 검사도 비슷하다. 단계가 있다고 하는데 단계별로 정말 달라지는 것이 있는가?
❷ 단계마다 목표가 다르다
만성콩팥병은 eGFR(사구체여과율)을 기준으로 1기(90 이상)부터 5기(15 미만)로 나뉜다.
1기: eGFR은 정상(90 이상)이지만 고위험군을 관리하기 위해 이 단계를 설정한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는 분들이 여기에 속한다. 당 조절, 생활습관 개선, 금연이 핵심이다.
2기: eGFR이 60~89로 조금 떨어지기 시작한다. 당뇨·고혈압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하며, 이때부터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albumin-to-creatinine ratio, ACR)을 정기적으로 측정한다. 콩팥 기능이 실제로 나빠지고 있는지 추적하는 시점이다.
3기: eGFR 30~59. 이제 만성콩팥병이 확실히 생긴 단계다. 기본 관리에 더해 ACE 억제제(ACE inhibitor)나 ARB가 추가된다. 이 약은 콩팥 기능을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악화를 늦추는 약이다. 고혈압을 함께 가진 분이 많아 이미 복용 중인 경우도 많다.
4기: eGFR 15~29. 합병증이 생기기 시작한다. 체액 축적(부종), 전해질 불균형(특히 포타슘 상승), 산염기 불균형, 빈혈(신성 빈혈), 뼈 문제(칼슘·인 조절 이상)가 나타날 수 있다. 심혈관 위험도 올라간다. 그리고 이 단계부터 투석(혈액투석 또는 복막투석)을 미리 준비한다.
5기: eGFR 15 미만. 신 대체 요법(renal replacement therapy)이 필요한 단계다. 투석 준비는 갑자기 할 수 없다. 혈액투석이라면 혈관 통로(동정맥루)를 미리 만들어야 하고, 복막투석이라면 관을 삽입하고 충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❸ 합병증을 미리 알아야 하는 이유
4기 이후 나타나는 합병증 중 일부는 예상치 못한 것들이다.
- 빈혈: 콩팥은 조혈 인자(erythropoietin)를 생산한다. 콩팥 기능이 나빠지면 이 인자가 줄어 빈혈이 온다.
- 뼈 문제: 콩팥이 인(phosphate)을 배설하지 못하면 부갑상선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고, 이것이 뼈를 약하게 만든다.
- 심혈관 질환: 단계가 올라갈수록 급성 심근경색, 심부전 같은 심혈관 이벤트 위험이 높아진다. 투석만큼이나 중요하게 관리해야 한다.
❹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가
만성콩팥병은 증상이 늦게 나타난다. 부종, 극심한 피로, 소변량 변화, 호흡 곤란이 생기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당뇨나 고혈압이 있다면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eGFR과 소변 알부민 검사를 받아야 한다. 3기 이상이라면 내과 전문의와 단계별 관리 계획을 함께 세워두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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