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수가 어지럼증을 일으키려면 몸의 보상기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야 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탈수 → 혈압 저하 → 뇌 혈류 감소 → 어지럼증. 이 설명이 맞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각 연결 고리에 허점이 있다.
첫째, 탈수가 된다고 해서 혈압이 바로 떨어지지 않는다. 둘째, 혈압이 떨어지더라도 뇌는 몸에서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장기라 다른 곳에 혈액 공급을 줄여도 뇌를 보호한다. 그렇다면 탈수가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조건은 무엇인가.
❷ 보상기전이란 무엇인가
몸에는 혈압이 떨어질 것 같으면 이를 막는 기전이 세 가지 있다.
- 압력 반사(baroreflex): 혈압이 감지되면 수초 안에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혈관을 수축시키고 맥박을 올린다.
-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 RAAS): 콩팥에서 나트륨과 수분을 재흡수하여 혈액량을 보존한다.
- 콩팥의 장기 조절: 수 시간에서 수일에 걸쳐 소변량을 줄여 체액량을 유지한다.
이 세 기전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어지간한 탈수에도 어지럼증이 생기지 않는다.
❸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기전이 무너지는가
두 가지 상황에서 보상기전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다.
만성 탈수 상태: 몸이 낮아진 체액량을 새로운 기준점으로 인식하면, 추가로 탈수가 생겨도 교감신경 활성화 정도가 충분하지 않아 혈압을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
자율신경병증(autonomic neuropathy): 오랜 기간 혈당이 조절되지 않은 당뇨 환자에서 자율신경이 손상되면 압력 반사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혈당이 높은 상태 자체가 혈액 농도를 높여 만성 탈수와 유사한 상황을 만든다.
❹ 그래서
탈수 후 어지럼증이 자주 반복된다면, 단순히 물이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이 보상기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특히 당뇨가 있는데 잘 조절되지 않고 있다면 자율신경병증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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