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측정한 혈당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당뇨를 의심하기 전에, 그 수치가 왜 높게 나왔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혈당 측정기를 갖고 있다면 한 번쯤 ‘내 혈당이 높은 게 아닐까’ 하고 불안해진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공복혈당이 125로 나왔다면 잠을 못 이룰 만도 합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정식으로 피를 뽑아 측정하면 89가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왜 집에서 잰 수치와 다를 수 있을까요?

❷ 혈당 측정 오차는 어디서 생기는가

혈당을 손가락 끝에서 잴 때, 채혈량이 부족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아프지 않으려고 살짝만 찌른 뒤 손가락을 강하게 짜면, 혈액뿐 아니라 주변 조직액(interstitial fluid)이 함께 섞여 나옵니다. 조직액은 혈액보다 당 농도가 높을 수 있어서, 실제보다 높은 수치가 측정됩니다.

제대로 측정하려면 충분히 찔러서 혈액이 한 방울 자연스럽게 맺히도록 해야 합니다. 억지로 짜내면 수치를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당뇨 진단 기준

당뇨 진단에는 정식 혈액 검사가 필요합니다.

  • 공복혈당(fasting glucose): 126 mg/dL 이상
  • 당화혈색소(HbA1c): 6.5% 이상

당화혈색소는 최근 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반영하므로, 하루의 혈당 변동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공복혈당이 100125, 당화혈색소가 5.76.4%면 당뇨 전단계(prediabetes)로 봅니다. 그 아래라면 정상입니다.

❸ 혈당 측정이 꼭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혈당 자가 측정은 아무나 권유하지 않습니다. 측정이 권장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인슐린을 사용하는 경우
  2.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는 당뇨약을 복용하는 경우

당뇨가 없거나 당뇨 전단계도 아닌 정상이라면, 가끔 건강 확인 목적으로 측정하는 것은 무방하지만 매일 반복할 필요는 없습니다. 결과가 불안을 키우기만 한다면, 주기적으로 병원에서 정확하게 검사하는 것이 오히려 낫습니다.

❹ 결국

걱정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검사 방법이 부정확한 상태에서 나온 수치로 불안을 키우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공복혈당이 92이고 당화혈색소가 5.4%라면, 정상입니다. 기준을 넘지 않으면 당뇨가 아니며, 집에서 잰 혈당이 높게 나왔다면 측정 방법부터 확인해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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