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2형 당뇨병에서 집중 인슐린 치료와 체중 감량을 병행하면 일부 환자는 약물 없이도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 관해(remission)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당뇨병은 한번 생기면 평생 관리해야 하는 병이라는 인식이 굳어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환자는 진단 이후 약을 줄이기보다 늘려간다. 그런데 당뇨병이 ‘없어질’ 수 있다면 어떨까. 그 가능성이 어떤 조건에서 열리는지, 왜 임상에서 이 전략이 잘 쓰이지 않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❷ 관해가 가능하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중국에서 진행된 연구는 당화혈색소(HbA1c) 9.5~9.8% 수준의 초기 2형 당뇨병 환자 380명을 세 군으로 나눠 집중 혈당 조절 후 약을 완전히 중단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 지속피하인슐린주입(CSII, 인슐린 펌프) — 가장 강력한 인슐린 치료
- 다회 인슐린 주사(MDI, multiple daily injection)
- 경구 약물 강화 치료
2주간 집중 치료로 혈당을 정상화한 뒤 모든 약물을 중단하고 1년을 추적했다. 결과는 1군에서 51.1%, 2군에서 44.9%가 약물 없이 정상 혈당을 유지했다. 즉 절반 가까운 환자에서 관해가 일어난 것이다.
관해가 일어나는 기전으로는 집중 치료가 베타세포(β-cell)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C-펩타이드(C-peptide) 수치가 높거나 공복 혈당이 낮아 잔존 베타세포 기능이 어느 정도 보존된 환자군에서 이 현상이 두드러졌다.
❸ 관해를 위한 두 번째 전략 — 체중 감량은 얼마나 빼야 하는가
앞서 설명한 인슐린 집중 치료와는 별개로, 체중 감량 역시 독립적인 관해 전략으로 작동한다. 영국의 DiRECT 연구 등에서는 감량 폭에 따라 관해율이 뚜렷하게 달라짐을 보여주었다.
- 5~10 kg 감량: 관해율 낮음
- 15 kg 이상 감량: 관해율 86.1%
15 kg 이상 감량 환자들은 하루 800 kcal의 초저열량식을 지속하는 방식으로 이 결과를 달성했다. 즉 단순한 식이 조절이 아니라 상당한 에너지 제한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 두 전략을 결합하면 그 효과는 배가될 수 있다. 인슐린 집중 치료로 혈당을 정상화하면서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eceptor agonist)를 활용해 체중 감량을 동시에 이끌면,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이 줄고 베타세포에 가해지는 부담도 완화된다.
❹ 그렇다면 왜 이 전략은 임상에서 잘 이루어지지 않는가
당화혈색소 7% 초반의 초기 당뇨병 환자에게 입원이나 인슐린 펌프를 제안하면 환자는 과잉 치료로 받아들이기 쉽다. 인슐린 주사에 대한 거부감, 일정 조정의 어려움, 급여 기준의 제약이 모두 현실적 장벽으로 작용한다.
현행 대한당뇨병학회 가이드라인은 인슐린을 고혈당 증상을 동반한 심한 고혈당이나 경구 약제 다제 병용 후 조절 실패 시점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기준을 엄격히 따르면 관해를 목표로 한 초기 인슐린 치료는 가이드라인 바깥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당화혈색소가 8.5% 이상이거나, 환자가 젊고 비만하며 베타세포 기능이 잔존한다고 판단되면 관해를 목표로 한 집중 치료는 고려할 만한 실질적 옵션이다. 이 가능성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에는 환자의 평생 치료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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