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당뇨병 치료 진료지침은 동반질환 유무를 먼저 확인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약물 선택의 경로를 둘로 나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당뇨 치료는 혈당을 낮추는 약을 쓰면 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진료지침은 첫 번째 질문으로 “혈당이 얼마인가”가 아니라 “심혈관 질환이나 신장병이 있는가”를 먼저 묻는다. 왜 혈당 숫자보다 동반질환을 먼저 따지는가.
❷ 진료지침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무엇인가
진단 후 교육을 거치고 나면 진료지침의 첫 번째 분기는 이것이다: 카타볼릭 증상(다뇨, 다음, 체중 감소)과 함께 당화혈색소(HbA1c)가 9.0%를 넘는가.
이에 해당하면 다른 고민 없이 인슐린을 포함한 집중 치료(intensive insulin therapy)로 바로 진입한다. 몸이 이미 분해 방향으로 기울어진 상태이므로 약물 최적화보다 즉각적인 혈당 저하가 우선이다.
이에 해당하지 않으면, 두 번째 분기로 넘어간다.
❸ 두 번째 분기 — 동반질환이 있는가, 없는가
두 번째로 묻는 것은 다음 세 가지 동반질환의 유무다.
-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ASCVD)
- 심부전
- 만성 콩팥병(CKD)
이 중 하나라도 있다면, 해당 질환에 대해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입증된 약제를 우선 사용한다. 메트포민보다도 먼저다. 구체적으로는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eceptor agonist) 또는 SGLT2 억제제(SGLT2 inhibitor)가 권고된다. 심부전과 CKD에서는 특히 SGLT2 억제제가 강조된다.
동반질환이 없다면 오른쪽 경로로 간다. 여기서는 HbA1c가 목표치보다 1.5% 이상 높으면 단독 요법으로는 부족하므로 처음부터 병용요법(combination therapy)을 고려한다. 그렇지 않으면 메트포민 단독으로 시작하되, 부작용이나 금기가 있으면 다른 약제를 선택할 수 있다.
현실에서는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가 전체 당뇨 환자의 20~30% 수준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오른쪽 경로에 해당한다.
❹ 결국 이 지침에서 핵심으로 기억해야 할 것
동반질환 여부가 약 선택의 첫 번째 갈림길이라는 점이다. 동반질환이 있으면 혈당 강하 효과보다 심혈관·신장 보호 효과가 확인된 약제를 먼저 쓴다. 이 원칙은 이전 가이드라인과의 가장 큰 차이이며, 메트포민이 더 이상 무조건적인 1차 약제가 아님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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