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CKD) stage 3에서의 당뇨병 치료는 일반 당뇨 치료의 연장이 아니라, eGFR에 따른 약제별 용량 조절과 심신(cardio-renal) 보호 목적의 약제 선택이 동시에 요구되는 별개의 임상 영역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당뇨병 환자에게 CKD가 생겼다면 기존 당뇨약을 계속 쓰면서 콩팥 약을 추가하면 될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CKD가 동반되는 순간 약물 대사 경로가 바뀌고, 사용 가능한 약제 범위가 좁아지며, 치료 목표 자체도 혈당 조절에서 콩팥 보호로 무게 중심이 이동한다. 이 변화를 ‘상태 전환(state change)‘으로 인식하지 않으면 가이드라인을 따른다고 생각하면서도 핵심을 놓치게 된다.

❷ CKD stage 3에서 왜 SGLT2 억제제가 첫 번째 선택인가

KDIGO 2022년 당뇨병 가이드라인은 CKD가 동반된 당뇨병 환자에게 SGLT2 억제제(SGLT2 inhibitor)를 우선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그 근거가 된 연구 중 하나가 DAPA-CKD 연구다.

이 연구에서 평균 eGFR 56인 환자군을 추적했을 때, SGLT2 억제제를 사용한 군은 위약군에 비해 eGFR 감소 속도가 현저히 낮았다. 장기 시뮬레이션 결과, SGLT2 억제제 없이는 말기신부전(ESRD)까지 약 13년이 걸리는 반면, 사용 시 약 25년으로 12년의 차이가 생겼다.

단, 이 효과는 eGFR이 충분히 보존된 상태에서 시작했을 때 적용된다. 국내에서 주로 사용하는 SGLT2 억제제별 사용 가능 eGFR 범위는 다음과 같다.

  1. 엠파글리플로진(empagliflozin), 다파글리플로진(dapagliflozin): eGFR 45 이상에서 혈당 강하 목적 사용, 20~25 이상에서 심신 보호 목적 사용 가능
  2. 에르투글리플로진(ertugliflozin), 이프라글리플로진(ipragliflozin): eGFR 60 미만에서 사용 불가

또한 SGLT2 억제제를 시작할 때는 초기에 eGFR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initial dip’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혈역학적(hemodynamic) 변화에 의한 것으로 장기적 콩팥 손상을 의미하지 않으나, 볼륨 상태(volume status)와 혈압을 사전에 확인하고 이뇨제나 혈압약을 조정한 뒤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주요 부작용으로는 생식기 감염(genital infection), 저혈압(hypotension), 빈뇨, 케톤산증(ketoacidosis, 특히 당뇨병 병력이 길거나 1형 당뇨병 환자)이 있다. 수술 이틀 전에는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

❸ SGLT2 억제제를 쓸 수 없을 때 — GLP-1 수용체 작용제와 메트포르민

SGLT2 억제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다음 선택지는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eceptor agonist)다. 이 약제는 SGLT2 억제제처럼 eGFR 감소 속도를 직접 줄이는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지만, 거대알부민뇨(macroalbuminuria)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뇨는 CKD 중증도의 중요한 지표이므로 이 효과도 임상적으로 의미 있다.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둘라글루타이드(dulaglutide) 등은 CKD 환자에서도 별도 용량 조절 없이 사용 가능하다. 주요 부작용은 소화기 증상(구역, 구토)이며, 아직 주사제 형태만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환자 수용성에 영향을 미친다.

위 두 약제를 사용해도 혈당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메트포르민(metformin)을 추가한다. 그러나 메트포르민은 eGFR 30 미만에서 금기이며, eGFR 30~44에서는 절반 용량(최대 1,000 mg/일)으로 사용한다. 또한 조영제 사용 당일부터 48시간까지는 메트포르민을 중단하고 신기능을 재평가한 후 재개해야 한다. eGFR 45 미만에서는 조영제 사용 자체가 금기에 해당한다.

메트포르민을 4년 이상 복용한 환자는 비타민 B12 결핍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약 30%에서 결핍이 발생하고, 혀의 갈라짐 같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❹ 결국 CKD stage 3 당뇨 치료의 핵심은 무엇인가

가이드라인 문장은 단순하다. “CKD가 있으면 SGLT2 억제제를 써라.” 그러나 실제 진료에서는 eGFR, 볼륨 상태, 혈압, 저혈당 병력, 기존 복용 약제를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이는 내분비 전문의와 신장내과의 협진이 필요한 수준의 정교한 치료다.

일반 당뇨 진료를 담당하는 임상의에게는 이 환자가 SGLT2 억제제를 사용 중이라면 어떤 근거로, 어떤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처방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직접 처방하지 않더라도 이 치료의 논리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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