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항이뇨호르몬)는 물만 재흡수하기 때문에 과다해지면 체액량은 소폭 늘고 나트륨 농도는 떨어진다. 알도스테론·안지오텐신 II와 달리 저나트륨혈증을 일으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알도스테론이 과다해도, ADH(antidiuretic hormone, 항이뇨호르몬)가 과다해도 체액량이 늘어난다. 그런데 두 호르몬이 일으키는 결과는 다르다. 알도스테론 과다에서는 고혈압과 저칼륨혈증이 문제가 되고, ADH 과다에서는 저나트륨혈증이 문제가 된다. 같은 체액 증가인데 왜 다른 결과를 낳는가.
❷ ADH는 물만 재흡수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ADH는 신장 집합관(collecting duct)에서 수분(H₂O)만 재흡수한다. 소듐을 함께 가져오지 않는다.
ADH 분비는 두 가지 신호로 유발된다.
- 혈장 삼투질 농도(plasma osmolality) 상승 — 몸이 짜지면 물을 더 붙잡아 농도를 낮추려는 반응이다.
- 혈액량(volume) 급감 — 부피가 너무 줄어들면 농도보다 부피를 먼저 회복하려는 비상 반응이다.
ADH가 과다해지면 집합관에서 물 재흡수가 늘어 세포 외액(ECF volume)이 증가한다. 이 증가는 혈액량과 심박출량을 올려 혈압을 높이고, 압력 이뇨(pressure natriuresis) 기전이 작동해 체액 증가를 제한한다. 알도스테론·안지오텐신 II 과다 시와 같은 음성 되먹임 고리다. 따라서 체액량은 약 5~10% 증가, 동맥압은 약 10 mmHg 상승 선에서 멈춘다.
❸ 알도스테론과 달리 나트륨 농도가 떨어지는 이유
알도스테론 과다에서는 소듐이 물을 끌고 들어오기 때문에 나트륨 농도는 그대로 유지된다. 반면 ADH 과다에서는 물만 추가로 재흡수되므로, 같은 양의 나트륨이 더 많은 물에 희석되어 혈장 나트륨 농도(serum sodium)가 떨어진다. 이것이 저나트륨혈증(hyponatremia)이다.
임상에서 원인 없이 ADH가 과다 분비되는 상태를 SIADH(inappropriate ADH secretion, 부적절 ADH 분비 증후군)라고 부르며, 저나트륨혈증의 중요한 원인으로 별도로 다룬다.
ADH가 부족하면
반대로 ADH가 결핍되면 집합관에서 물 재흡수가 줄어 세포 외액이 감소하고 혈압이 떨어진다. 수분 섭취로 보충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큰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는 위험하다. 이 상태가 요붕증(diabetes insipidus)이다.
❹ 결국
체액 조절 시스템은 세포 외액 부피, 혈압, 나트륨 농도를 동시에 완벽하게 유지할 수 없다. 어느 하나가 틀어지면 다른 변수들이 조금씩 양보해 전체 균형을 맞춘다. ADH 과다의 경우, 세포 외액 부피와 혈압은 어느 정도 유지되는 대신 나트륨 농도를 희생한다. 이 트레이드오프를 이해하면 저나트륨혈증이 왜 체액량이 늘어난 상태에서도 발생하는지가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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