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B형간염 보유자가 음주를 지속하면, 바이러스 손상과 알코올성 염증이 중첩되어 간부전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술을 마시면 간수치가 오른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 B형간염 보유자가 술을 조금 마시더라도 “원래 간수치가 왔다 갔다 하는 거 아니냐”고 여기기 쉽다. 그러나 알코올성 간염(alcoholic hepatitis)은 단순히 수치가 오르는 상태가 아니라, 간세포가 광범위하게 파괴되는 응급 상황이다.
❷ 알코올은 어떻게 간을 파괴하는가
알코올이 간에 미치는 손상은 두 단계로 일어난다.
먼저 알코올이 간세포를 직접 손상시켜 AST, ALT가 상승한다. 이 단계는 흔히 경험하는 수준이다. 그런데 그다음 단계가 문제다. 손상된 간세포 주변으로 호중구(neutrophil)가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염증 반응이 시작된다. 이 2차 손상이 1차 손상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간세포를 파괴한다. 간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섬유화(fibrosis)를 일으키는데, 이것이 반복될수록 간경변으로 진행한다.
알코올성 간염이 발생하기 쉬운 위험인자는 네 가지다.
- 음주량과 기간 — 술의 종류가 아니라 순수 알코올의 총량과 기간이 결정한다.
- 여성 — 남성 대비 2배 이상 간손상이 잘 발생한다.
- 동반된 바이러스 간염 — B형간염(HBV), C형간염(HCV) 보유자.
- 영양 부족 — 포도당 공급이 부족하면 염증 반응이 더 쉽게 일어난다.
❸ B형간염이 동반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세 번째 위험인자인 바이러스 간염이 특히 중요한 이유가 있다. B형간염 바이러스는 이미 간세포에 만성적인 부담을 주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알코올성 염증이 더해지면 두 가지 손상 기전이 동시에 작동한다.
중증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판별 함수(discriminant function, MDF)가 있다. 계산식은 4.6 × (PT − PT 기준치) + 빌리루빈이다. 이 점수가 **32점을 초과하면 한 달 내 사망 확률이 30~50%**에 달한다.
32점을 넘으면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하고, 반응이 없으면 간 이식을 검토한다. 스테로이드와 간 이식 사이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사실이, 이 질환이 얼마나 치료하기 어려운지를 잘 보여준다.
❹ 결국
알코올성 간염은 예방이 치료보다 훨씬 중요한 질환이다. 특히 B형간염이나 C형간염 보유자에게는 적은 양의 음주도 예상치 못한 경로로 중증 간염을 촉발할 수 있다.
회식이나 사회적 압력으로 인해 간염 보유자가 음주를 강요받는 상황은, 의학적으로 보면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는 일이다. 간염 보유자가 음주를 거절할 때 그 결정은 반드시 존중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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