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로 면역이 억제되면 B형간염이 악화되거나 재활성화될 수 있으며, 표면항원 양성인 모든 환자에게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가 권고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암 환자가 항암치료를 받다가 간 수치가 오르면, 대부분은 항암제 부작용이나 암의 간 전이를 먼저 의심한다. B형간염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요즘 간염약 잘 먹고 있는데 설마”라고 여기기 쉽다. 그러나 면역이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는, 평소 조용히 있던 B형간염 바이러스가 급격히 증식하는 일이 실제로 자주 발생한다.

❷ 면역이 억제되면 B형간염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항암치료나 면역억제 치료를 받으면 면역 감시 기능이 저하된다. 이때 B형간염(HBV) 바이러스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빠진다.

첫째, 만성 HBV 악화다. 표면항원(HBsAg)이 원래 양성이던 환자에서 HBV DNA가 기저치 대비 100배 이상 증가하는 경우다.

둘째, HBV 재활성화다. 표면항원이 이미 음성으로 전환됐던 환자에서 표면항원이 다시 검출되거나, DNA가 불검출 상태에서 새로 검출되는 경우다. 간염이 완전히 나은 것처럼 보여도 바이러스가 핵 안에 cccDNA 형태로 잠복해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다.

재활성화가 잘 일어나는 상황은 다음과 같다. HBV DNA가 높거나 e항원(HBeAg)이 양성인 경우, 유전자 변이(PC 변이, BCP 변이)가 있는 경우, 그리고 면역 억제가 강한 항암제를 쓸 때다. 항암제 중 특히 리툭시맙(rituximab)을 포함한 R-CHOP 요법은 림프구를 직접 억제하기 때문에 HBV 재활성화 위험이 높다. 유방암처럼 고강도 항암치료를 받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❸ 누구에게 어떻게 예방 치료를 해야 하는가

현재 지침은 명확하다. 표면항원(HBsAg)이 양성이면 DNA 수치와 관계없이 모든 환자에게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를 한다. 항암치료 시작과 동시에 투여를 시작하고, 적어도 6개월은 지속한다.

상황이 복잡해지는 경우는 표면항원은 음성인데 anti-HBc IgG만 양성인 환자다. 이는 과거 감염 후 완전 회복이거나, 잠복 감염(occult infection)일 수 있다. 이 경우 HBV DNA 검사가 필요하다. DNA가 양성이면 바로 치료를 시작한다. DNA가 음성이더라도 1~2개월 간격으로 반복 검사를 해야 한다. 잠복 감염 상태에서는 음성 결과를 믿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용하는 항바이러스제는 기간이 짧고 치료 종료가 예정된 경우 라미부딘(lamivudine)을 쓰기도 하지만, 내성 발생이 잦아 장기 치료가 예상될 때는 엔테카비르(entecavir)나 테노포비르(tenofovir)가 권고된다. 인터페론은 면역 저하 환자에서 간부전 위험이 있어 사용하지 않는다.

❹ 결국

항암치료를 앞둔 환자에서 B형간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치료 시작 전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다. 표면항원이 양성이라면, 항암치료가 시작되는 그 순간부터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도 함께 시작해야 한다. 재활성화가 일어난 뒤에 치료를 시작하면 이미 간손상이 진행된 상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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