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기능이 저하되면 장 융모(intestinal villi) 끝까지 혈류가 닿지 못하고, 흡수 표면적이 줄어 소화·흡수 기능이 저하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심장이 나빠지면 숨이 차고 다리가 붓는다는 것은 알지만, 소화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소화는 위장관의 문제이고, 심장은 혈액을 보내는 기관이니까.

그런데 위장관이 소화·흡수를 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고, 에너지를 만들려면 혈액이 공급되어야 한다.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면 위장관도 일을 못 한다.

❷ 장 융모 끝까지 혈류가 닿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가

소장의 내벽은 평평하지 않다. 음식물에서 최대한 많은 영양소를 흡수하려면 표면적이 넓어야 하기 때문에, 소장 내벽은 수많은 손가락 모양의 돌기—융모(villi)—로 덮여 있다.

혈류는 이 융모 하나하나의 끝까지 도달해야 흡수 기능이 유지된다. 그런데 장의 혈관 구조에는 특성이 있다. 입력 혈관과 배출 혈관 사이에 중간 연결로(shunt)가 존재하여, 혈류 일부는 융모 끝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서 빠져나간다.

정상적인 심장 기능에서는 충분한 혈류가 유지되므로 이 구조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심장 기능이 저하되어 박출이 약해지면, 이미 중간 연결로로 빠져나가는 혈류가 있는 상황에서 총량 자체가 줄어드니, 융모 끝에는 더욱 혈류가 닿지 못하게 된다.

융모 끝에 혈류가 닿지 않으면 그 부분의 세포가 기능을 잃는다. 세포가 기능을 잃으면 흡수 표면적이 감소하고, 표면적이 줄면 소화·흡수 효율이 떨어진다.

❸ 이것이 심장병만의 문제인가

이 현상은 심장 자체의 병뿐 아니라 혈관 기능이 만성적으로 저하된 모든 상황에서 발생한다.

동맥경화(atherosclerosis)로 장으로 가는 혈관이 좁아진 경우, 당뇨로 인한 소혈관 손상이 있는 경우, 오랜 흡연으로 혈관 탄성이 떨어진 경우도 같은 경로로 장 혈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즉 소화 장애가 반드시 위장관 자체의 문제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순환기계의 만성 이상이 소화기 증상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있다.

❹ 결국

심장과 소화관은 분리된 계통이 아니다. 심장이 보내는 혈류가 소화관의 기능을 결정한다. 동맥경화, 당뇨, 흡연이 반복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되는 이유는, 이처럼 하나의 위험 인자가 여러 장기에 동시다발적으로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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