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혈압을 떨어뜨리려는 두 보상기전—자율신경계와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이 과도하게 항진된 상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혈압이 높은 것이 왜 해로운지는 알겠는데, 혈압이 왜 높아지는가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하기 어렵다. 혈압을 올리는 시스템은 원래 몸을 살리기 위해 존재한다. 그렇다면 고혈압은 생존 시스템이 잘못 작동한 것인가.
❷ 혈압을 올리는 두 기전은 무엇인가
혈압이 떨어지거나 심박출량이 감소하면 몸은 두 시스템으로 저항한다.
1) 자율신경계(autonomic nervous system): 혈압 저하를 감지하면 수초 이내에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심박수를 올리고 혈관을 수축시킨다. 즉각적이고 강력하다.
2)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AAS, 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 콩팥에서 레닌(renin)이 분비되면 안지오텐신 1(angiotensin 1) → 안지오텐신 2(angiotensin 2)로 전환된다. 이 전환을 담당하는 효소가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ACE, angiotensin-converting enzyme)다.
안지오텐신 2가 AT1 수용체에 작용하면 혈관 수축, 심장 비대, 교감신경 항진, 활성산소 생성이 일어난다. 또한 알도스테론(aldosterone) 분비를 촉진하여 콩팥에서 나트륨과 수분을 재흡수시켜 혈압을 더 올린다.
❸ 이 시스템이 고혈압과 심부전에서 공통으로 작동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고혈압에서는 이 두 시스템이 왜 과도하게 항진되는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 생활 습관, 노화로 인한 혈관 경직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한다.
심부전에서는 원인이 명확하다. 심장 근육이 손상되어 심박출량이 줄면 몸은 이것을 쇼크와 유사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두 시스템을 항진시킨다. 결국 고혈압 치료제인 ACE 억제제와 ARB가 심부전에서도 그대로 쓰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❹ 결론적으로
안지오텐신 2는 생존에 필수적인 물질이지만, 만성적으로 과도하면 혈관 손상, 심장 비대, 콩팥 손상을 일으키는 핵심 가해자가 된다. 이를 억제하는 ACE 억제제와 ARB가 고혈압과 심부전 모두에서 1차 약제로 쓰이는 이유가 이 기전에서 직접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혈압약은 ARB, 그 다음이 칼슘 채널 차단제(CCB, calcium channel blocker)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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