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은 심근경색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1차 예방 목적으로 쓸 때는 출혈 위험 증가가 이득을 상쇄할 수 있어 관상동맥이 상당히 좁아진 환자로 대상이 제한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환자들이 “아스피린을 먹으면 심장이 보호된다”고 생각하고 미리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2차 예방(secondary prevention), 즉 이미 심근경색이나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환자에게 아스피린이 효과적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그렇다면 아직 심혈관 사건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미리 아스피린을 쓰면 예방이 될까.
❷ 1차 예방에서 아스피린의 이득과 출혈 위험은 어떻게 비교되는가
대규모 연구들을 종합하면, 아스피린 1차 예방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전체 사망률: 1,000명당 10년간 2명 감소. 신뢰 구간이 -6에서 +2로 넓어, 통계적으로 의미 있다고 보기 어렵다.
- 심근경색: 고위험군에서 1,000명당 23명 감소. 이 항목만큼은 효과가 인정된다.
- 뇌졸중(stroke): 감소 효과가 불명확하며 신뢰 구간이 증가를 포함한다.
- 주요 소화기계 출혈: 상대 위험도 1.46으로 명확히 증가. 저위험군에서 1,000명당 4명, 고위험군에서 18명이 추가 발생한다.
즉 아스피린 1차 예방은 심근경색을 어느 정도 줄이지만, 위장관 출혈 위험이 그 이득을 상쇄한다. 특히 65세 이상, 소화성 궤양 병력, NSAID·스테로이드·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환자에서 출혈 위험이 두드러진다.
❸ 가이드라인은 1차 예방 기준을 어떻게 바꿨는가
ESC 2019 가이드라인은 관상동맥 질환의 영상 증거가 있는 환자에게 아스피린을 “고려할 수 있다(may be considered)“는 수준(Class IIb)으로 제시했다. ESC 2024 가이드라인에서는 “상당히 좁아진(significant obstructive)” 관상동맥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평생 사용을 권고(Class I)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 변화는 1차 예방의 적응 범위가 넓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반대다. 2019년에는 관상동맥 질환이 어느 정도든 있으면 해당됐지만, 2024년에는 상당히 좁아진 경우로 대상을 좁혔다. 적응 기준이 강화된 것이지 완화된 것이 아니다.
미국 AHA 가이드라인(2019)은 더 명확하게 소극적 입장이다. 40~70세 고위험군에서 출혈 위험이 낮을 때만 제한적으로 고려할 수 있고(Class IIb), 70세 이상이거나 출혈 위험이 증가한 경우에는 권고하지 않는다(Class III).
❹ 그래서, 아스피린을 1차 예방으로 써야 하는가
관상동맥이 영상 검사에서 상당히 좁아진 것이 확인됐다면 1차 예방 목적의 아스피린 사용이 근거를 갖는다. 심근경색 위험이 뚜렷이 높기 때문에 출혈 위험 증가를 감수할 만하다.
그 외의 상황, 즉 단순히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거나 증상만 있지만 관상동맥 협착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는 현재 근거로 1차 예방을 일반적으로 권고하기 어렵다.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는 더욱 그렇다.
2차 예방의 명확성과 달리, 1차 예방은 개별 환자의 심근경색 위험과 출혈 위험을 비교하여 결정하는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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