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은 지방조직의 중성지방(TG) 저장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세 가지 경로를 동시에 조절한다. 이 작용이 간헐적 단식이 체중을 감소시키는 생리적 근거가 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인슐린 하면 혈당과 포도당 이야기가 먼저 나옵니다. 그런데 인슐린은 지방 대사에도 깊이 관여합니다. 식사 후 인슐린이 올라가면 지방이 어떻게 되는지, 반대로 인슐린이 줄어들면 왜 지방이 빠지는지를 이해하면 체중 조절의 원리가 보입니다.

❷ 인슐린이 지방 저장을 늘리는 세 가지 경로

중성지방(triglyceride, TG)은 글리세롤 뼈대(G3P)에 지방산 세 개가 붙은 구조다. 인슐린은 이 중성지방의 지방조직 내 저장량을 늘리기 위해 세 가지 방향으로 동시에 작용한다.

  1. 지방산 유입 촉진 — 식사 후 혈액 속에는 칠로마이크론(chylomicron)이라는 지질 입자가 증가한다. 칠로마이크론 안의 중성지방을 분해해서 지방산을 꺼내는 효소가 LPL(lipoprotein lipase)이다. 인슐린은 지방조직의 LPL 활성도를 높여 지방산이 지방세포 안으로 잘 흡수되도록 한다. 반대로 근육의 LPL 활성도는 떨어뜨린다. 그 결과 지방산은 근육이 아닌 지방조직으로 더 많이 이동한다.

  2. 뼈대(G3P) 공급 증가 — 지방조직으로 흡수된 포도당이 해당 과정을 거치면 G3P가 만들어진다. G3P는 중성지방의 뼈대가 된다. 인슐린이 포도당의 지방세포 내 유입을 늘리면, G3P 생산도 함께 늘어나 중성지방 합성 재료가 풍부해진다.

  3. 분해 억제 — 이미 지방조직 안에 저장된 중성지방은 HSL(hormone-sensitive lipase)이라는 효소에 의해 분해된다. 인슐린은 HSL의 활성도를 억제해 저장된 중성지방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막는다.

즉 들어오는 양은 늘리고, 나가는 양은 줄이기 때문에 지방조직의 중성지방은 순증가한다.

❸ 인슐린이 줄어들면 반대 방향이 된다

인슐린이 낮아지면 세 경로 모두 반대로 작동한다. LPL 활성도가 떨어져 칠로마이크론에서 지방산을 뽑아 쓰기 어려워지고, G3P 공급도 줄고, HSL이 활성화되어 저장된 중성지방이 분해되어 밖으로 나온다.

이것이 간헐적 단식이나 칼로리 제한으로 체중이 줄어드는 생리적 원리다. 먹는 양을 줄이면 → 인슐린이 낮아지고 → 지방조직에서 중성지방 분해가 촉진되고 → 유리 지방산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면서 체중이 감소한다.

기존 카드와의 구분

인슐린의 포도당 측면 작용(간·근육에서의 포도당 생성 억제 및 이용 촉진)은 insulin-role 카드에서 다루고 있다. 이 카드는 같은 인슐린이 지방조직에 미치는 작용을 별도로 정리한 것이다.

❹ 결국

인슐린은 포도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동시에 지방 저장을 늘리는 호르몬이다. 식사 후 인슐린이 올라가면 에너지를 저장하고, 공복 상태에서 인슐린이 낮아지면 저장된 에너지를 꺼내 쓴다. 이 전환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비만, 당뇨 환자에서 지방이 계속 쌓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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