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은 혈당을 낮추는 것 외에도 Na⁺-K⁺-ATPase를 자극해 세포 외 칼륨을 세포 안으로 이동시키므로, 당뇨병성 케톤산증(DKA) 치료 중 저칼륨혈증(hypokalemia)이 발생할 수 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19세 남성이 당뇨병성 케톤산증(DKA)으로 응급실에 왔다. 인슐린 부족이 원인이므로 인슐린을 투여했더니, 이번에는 다리에 마비가 왔다. 치료하러 왔다가 마비가 생긴 것이다. 인슐린이 혈당 이외에 다른 무언가를 바꿔놓은 것이다.
❷ 인슐린이 칼륨을 어디로 이동시키는가
인슐린의 가장 잘 알려진 역할은 혈당을 낮추는 것이다. 그런데 인슐린은 동시에 세포막의 Na⁺-K⁺-ATPase 효소를 자극한다. 이 효소는 세포 안의 나트륨을 밖으로 내보내고, 세포 밖의 칼륨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DKA 상태에서는 인슐린이 거의 없었으므로 이 효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세포 밖에 칼륨이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인슐린을 급격히 투여하면 이 효소가 갑자기 활성화되어 세포 밖 칼륨을 빠르게 끌어들인다. 혈중 칼륨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다.
칼륨이 부족해지면 근육이 흥분하지 못하게 되어 마비가 온다. 더 심해지면 근육 자체가 녹는 횡문근융해증(rhabdomyolysis)까지 진행할 수 있다.
❸ 그렇다면 DKA 치료에서는 어떻게 하는가
이 위험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DKA 치료 프로토콜에는 처음부터 칼륨 보충이 포함되어 있다. 인슐린만 투여하는 경우는 없다.
그러나 칼륨을 보충해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는다. 개인마다 세포 안으로 칼륨이 이동하는 속도가 달라서, 칼륨을 충분히 보충했는데도 저칼륨혈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DKA 치료 중에는 수 시간 간격으로 혈중 칼륨 농도를 반복적으로 측정하면서 보충량을 조절한다. 빈번한 채혈이 고통스럽더라도 이 모니터링은 생략할 수 없다.
❹ 결국
인슐린은 혈당만 낮추는 약이 아니다. 전해질 이동에도 직접 관여한다. DKA에서 인슐린 투여 시 칼륨 보충과 반복 모니터링이 루틴으로 포함되는 이유는 이 기전 때문이다. 인슐린의 작용을 혈당에 국한해서 이해하면 예상치 못한 합병증을 놓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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