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AIDs(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는 프로스타글란딘 억제를 중심으로 다섯 가지 경로를 통해 위 점막 방어를 무너뜨려 소화성 궤양(peptic ulcer)을 일으킨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관절염 치료에 NSAIDs를 장기 복용하는 환자에게 소화성 궤양이 자주 생긴다. 진통·소염 효과를 얻으면서 위장관 손상을 막을 수 없는가? 이 딜레마를 이해하려면 NSAIDs가 위 점막에 어떤 경로로 작용하는지 알아야 한다.

❷ NSAIDs는 어떤 경로로 위 점막을 손상시키는가

위 점막에는 위산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어기전이 여러 층으로 갖춰져 있다. NSAIDs는 이 방어를 다음 다섯 가지 방식으로 무너뜨린다.

  1.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생성 억제 — NSAIDs의 핵심 기전이다. 프로스타글란딘은 위 점막의 3차 방어기전으로, 벽세포(parietal cell)의 수용체에 결합해 cAMP 경로를 억제함으로써 프로톤 펌프 활성을 줄인다. 즉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역할이다. NSAIDs가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막으면 이 억제 효과가 사라져 위산이 더 많이 분비된다.

  2. 혈소판 기능 저하 — 혈소판은 출혈 부위에서 응집해 지혈하는 역할을 한다. NSAIDs가 혈소판 기능을 억제하면, 점막에 미세한 손상이 생겨도 지혈이 되지 않아 출혈이 지속되고 궤양이 깊어진다.

  3. 치유 기전 억제 — 위 점막에 미란(erosion)이 생기면 주변 점막세포가 증식해 빈 공간을 채운다. NSAIDs는 이 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오히려 세포 자멸사(apoptosis)를 촉진한다. 손상이 채워지지 않아 궤양으로 진행된다.

  4. 직접 자극과 폐쇄소대(tight junction) 손상 — 세포 사이를 치밀하게 연결하는 폐쇄소대는 위산이 점막 안으로 침투하지 못하게 막는 2차 방어기전이다. NSAIDs는 이 폐쇄소대 기능을 약화시켜 위산이 점막 안으로 스며들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5. 혈관 손상 — 점막 아래 혈관이 손상되면 혈류 공급이 줄어든다. 영양분과 산소가 부족해지면 점액 분비, 프로스타글란딘 합성, 세포 재생이 모두 저하된다. 궤양이 생기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❸ 방어기전의 붕괴가 왜 연쇄적으로 이어지는가

다섯 가지 기전은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프로스타글란딘이 줄면 위산이 늘고, 혈관이 손상되면 프로스타글란딘 합성도 줄며, 혈소판 기능이 저하되면 이미 생긴 손상이 회복되지 못한다. 방어 요소 하나가 무너지면 다른 방어도 함께 약해지는 구조다.

이 때문에 NSAIDs를 장기 복용하면 궤양 위험이 단순 누적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높아진다.

❹ 결론적으로

NSAIDs를 중단할 수 없는 환자, 예를 들어 관절염이 심한 경우에는 강력한 위산 억제제인 PPI(proton pump inhibitor)를 함께 처방하는 것이 표준 전략이다. 위를 지키느냐 관절을 지키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두 가지를 함께 관리하는 접근이다.

NSAIDs 복용 중 흑색변(melena)이 나타나거나 갑작스러운 상복부 통증이 생기면 위장관 출혈 또는 천공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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