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수용기는 온도, 기계적 압박, 화학물질, 산성 환경 등 여러 자극에 반응한다. 이 자극들은 종류가 달라 보여도 결국 한 가지를 알리기 위한 신호다 — 조직이 손상되고 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화상, 꼬집기, 염증,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이 상황들은 서로 전혀 다른 것 같지만 우리는 모두 “아프다”고 느낍니다. 통증 수용기가 이렇게 다양한 자극을 전부 통증이라고 해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❷ 통증 수용기를 활성화하는 다섯 가지 자극
Aδ섬유와 C-fiber의 말단, 즉 통증 수용기(nociceptor)가 반응하는 자극은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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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heat) — 약 43°C 이상에서 따뜻함이 아닌 통증으로 받아들여진다. 화상, 염증으로 인한 발열이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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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차가움(cold) — 약 10°C 이하의 냉자극도 통증으로 느껴진다. 동상, 냉찜질을 한 부위에 오래 두면 아파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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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적 압박(mechanical compression) — 꼬집기, 찢김, 무거운 것의 압박 등 물리적 힘이 해당된다. 외상이 대표적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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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자극(chemical) — 조직이 손상될 때 분비되는 물질들이다. ATP, 세로토닌(serotonin), 브라디키닌(bradykinin), 히스타민(histamine) 등이 이에 해당하며, 알레르기 반응이 통증으로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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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 환경(acidic pH) — 산소 공급이 차단되면 젖산(lactic acid)이 축적되어 조직이 산성화된다. 괴사 조직에서 발생하는 통증의 기전이다.
즉 통증 수용기는 온도계나 압력계처럼 하나의 자극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신호를 받아 “조직 손상”이라는 하나의 언어로 해석하는 장치다.
❸ 분자 단위에서 보면 — TRPV1과 캡사이신
통증 수용기 말단에는 자극을 실제로 감지하는 분자, 즉 **통증 수용체(receptor)**들이 붙어 있습니다. 통증 수용기 전체와 구분되는 개념입니다.
그중 TRPV1은 열, 산성 환경, 염증 매개 물질에 의해 활성화됩니다. 여기에 캡사이신(capsaicin, 고추의 매운 성분)도 TRPV1을 활성화합니다. 뇌는 캡사이신에 의한 자극인지 실제 열인지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매운 음식을 먹으면 화끈거리는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이 원리를 역으로 이용하면 치료가 됩니다. 캡사이신을 반복 투여하면 통증 수용기 말단이 **탈감작(desensitization)**되어, 일시적으로 통증 신호를 덜 내보내게 됩니다. 캡사이신 연고가 통증 치료제로 쓰이는 이유입니다.
❹ 그래서
다섯 가지 자극이 모두 통증으로 수렴하는 이유는, 이 자극들이 공통적으로 한 가지를 알리기 때문입니다 — 조직이 손상되고 있거나 손상될 위험이 있다. 통증 수용기는 그 위험 신호를 중추로 전달하는 경보 장치입니다. 이 경보가 언제, 왜 울리는지를 알아야 어디에 개입해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지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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