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으로 혈압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균을 제거하는 동시에 혈압을 올려 장기 관류를 유지하는 두 가지 전략이 함께 필요하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패혈증(sepsis) 치료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균을 잡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균이 원인이니 균을 없애면 해결될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균은 모두 잡았더라도 그 사이에 장기가 이미 손상을 받는다면 무슨 소용인가.

❷ 왜 혈압이 그렇게 위험한가

혈압의 역할은 장기에 혈액을 관류(perfusion)시키는 것이다. 뇌, 심장, 신장 등 모든 장기는 혈압이 만들어내는 압력으로 혈액을 공급받는다. 패혈증에서는 염증 물질이 전신 혈관을 확장시켜 전신혈관저항(systemic vascular resistance)을 낮추고, 그 결과 혈압이 떨어진다. 혈압이 낮아지면 장기 쪽으로 혈액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고, 장기들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기능을 잃어간다. 결국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즉 균을 제거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동안, 혈압을 먼저 올려서 장기 관류를 유지하는 것이 더 시급할 수 있다.

❸ 노르에피네프린은 어떻게 혈압을 올리는가

혈압을 올리기 위해 사용하는 약이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이다. 노르에피네프린은 혈관 평활근의 알파-1(α₁) 수용체에 작용해 혈관을 수축시키고, 그 결과 전신혈관저항이 올라가며 혈압이 회복된다. 이는 패혈증이 낮춰놓은 전신혈관저항을 기전적으로 상쇄하는 방식이다.

노르에피네프린은 체내에서 빠르게 분해되기 때문에 먹는 약처럼 지속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정맥로를 통해 지속적으로 주입해야 하며, 혈압 변화에 따라 용량을 수시로 조절한다.

❹ 결국

패혈증 쇼크의 치료는 두 가지가 동시에 진행된다. 노르에피네프린으로 혈압을 유지해 장기 관류를 확보하면서, 항생제로 균을 제거하는 것이다. 혈압 회복이 시급하다는 것은 근본 원인보다 앞서는 것이 아니라, 장기를 살려둔 상태에서 원인을 치료할 시간을 버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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