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르보스는 탄수화물 분해 효소를 억제해 포도당 흡수를 늦추지만, 소화되지 않은 탄수화물이 대장으로 내려가 가스와 설사를 유발하는 것이 주된 부작용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당뇨약이라고 하면 인슐린 분비를 늘리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줄이는 방식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탄수화물 자체의 소화를 막는 방식으로도 혈당을 조절할 수 있을까?

아카르보스(acarbose, 상품명 글루코베이)가 바로 그런 방식으로 작동하는 약이다.

❷ 아카르보스는 어떻게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가

우리가 탄수화물을 먹으면 소화 과정에서 두 단계의 효소가 작동한다.

  1. 췌장에서 분비되는 아밀라제(amylase)가 복잡한 다당류를 올리고당으로 쪼갠다.
  2. 소장 점막의 알파 글루코시다제(alpha-glucosidase)가 올리고당을 단당류(포도당)로 분해해 흡수를 가능하게 한다.

아카르보스는 이 두 효소를 모두 억제한다. 효소가 막히면 탄수화물이 단당류로 분해되지 못하고, 분해되지 않으면 흡수도 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식후 혈당 상승이 완만해진다.

이 작용 기전 때문에 아카르보스는 밥을 먹기 시작할 때 또는 직전에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 식후 복용은 탄수화물이 이미 흡수된 뒤이므로 의미가 없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 즉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경우에 효과가 두드러지며 지방이나 단백질 위주 식사에는 효과가 없다.

❸ 가스와 설사가 생기는 이유

아카르보스가 흡수를 막으면, 소화되지 않은 탄수화물이 소장에서 흡수되지 못한 채 대장으로 넘어간다. 대장의 장내세균은 이 탄수화물을 발효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대량의 가스가 발생한다.

가스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복부 팽만감과 불편감이 생기고, 장 내 압력이 높아지면서 설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방귀가 잦아지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이유로 아카르보스는 다음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 염증성 장질환(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이미 장 점막이 손상된 경우
  • 복부 팽만이 지나치게 심한 경우

간수치 상승도 드물게 보고되지만, 약을 중단하면 회복된다.

❹ 그래서 어떤 환자에게 적합한가

아카르보스는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지 않기 때문에 단독 사용 시 저혈당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당뇨약과의 병용에도 무리가 없다.

그러나 소화기 부작용이 뚜렷하기 때문에 위장관에 문제가 없는 환자, 탄수화물 비중이 높은 식단을 유지하는 환자에게 상대적으로 잘 맞는다. 장 불편감에 민감하거나 사회활동이 활발한 경우에는 순응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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