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성 자율신경병증은 스스로 작동해야 할 내장기관의 조절을 방해하며, 특히 저혈당 무감지증으로 이어질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당뇨 합병증이라고 하면 보통 발이 썩는 말초신경병증, 눈이 나빠지는 망막병증, 콩팥이 나빠지는 신장병증 정도를 떠올린다. 그렇다면 심장, 위장, 방광을 조절하는 신경도 당뇨로 손상될 수 있을까?

그렇다. 당뇨병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없는 자율신경계까지 침범한다.

❷ 자율신경이 손상되면 어떤 문제들이 생기는가

자율신경계는 심장, 혈관, 위장관, 방광, 생식기관처럼 의식적 조절 없이 작동하는 기관들을 관리한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균형을 이루며 이 기관들을 제어하는데, 당뇨가 오래되면 이 균형이 깨진다.

주요 증상들을 계통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1. 심장·혈관: 안정 시 빈맥, 기립성 저혈압(orthostatic hypotension) — 앉았다 일어날 때 핑 도는 증상, 운동 시 심박수가 적절히 오르지 않는 운동 불내성(exercise intolerance)
  2. 위장관: 변비 또는 설사, 위 배출 지연
  3. 방광: 요의를 제대로 느끼지 못해 방광이 가득 차도 인식하지 못하다가 요실금으로 이어지는 방광 기능장애
  4. 생식기관: 발기부전

❸ 그중에서도 저혈당 무감지증이 특히 위험한 이유

앞서 언급한 합병증들은 불편하지만 당장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자율신경병증과 연관된 합병증 중 **저혈당 무감지증(hypoglycemia unawareness)**은 다르다.

정상적으로는 혈당이 떨어지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식은땀, 두근거림, 손 떨림 같은 경고 신호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자율신경이 손상되면 이 경고 체계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다. 혈당이 위험 수준까지 떨어져도 환자는 아무런 자각 증상을 느끼지 못한 채 갑자기 의식을 잃을 수 있다.

당뇨 환자에게 고혈당도 위험하지만, 저혈당은 더 즉각적인 위험이다. 그 위험을 알아채는 감각 자체가 없어진다는 점이 당뇨병성 자율신경병증을 특히 무겁게 보아야 하는 이유다.

❹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가

자율신경병증의 가장 중요한 예방 수단은 혈당 조절이다. 혈당이 오래 높을수록, 당뇨 유병 기간이 길수록, 고령이거나 비만한 경우일수록 발생 위험이 높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당뇨병성 자율신경병증 평가가 필요하다.

  • 아무 이유 없이 안정 시 맥박이 빠른 경우
  • 일어날 때마다 어지러운 경우
  • 변비와 설사가 반복되는 경우
  • 요의 없이 방광이 가득 찬 느낌이 드는 경우
  • 저혈당이 와도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경험이 있는 경우

특히 저혈당 무감지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혈당 모니터링 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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