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series-AF)은 심방이 조화롭게 수축하지 못하고 잘게 떨면서 심실로의 충전이 20~30% 줄어드는 상심실성 부정맥(supraventricular arrhythmia)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심방세동 환자에게 심전도를 찍었는데 정상으로 나왔습니다. 증상은 분명히 있었는데 검사는 괜찮다고 돌려보내도 될까요? 심방세동은 심전도에서 항상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발작성 심방세동은 발작이 있을 때만 나타나고, 진료실에서 찍는 순간에는 이미 정상 리듬으로 돌아가 있을 수 있습니다.

❷ 심방세동은 어떻게 생기는가

정상 심박에서는 동방결절(SA node)의 신호가 바흐만 번들을 통해 심방 전체에 일관되게 전달됩니다. 심방이 한꺼번에 수축하면서 심실 이완기 말에 혈액을 추가로 밀어 넣는 심방 수축(atrial kick)이 일어납니다. 이 심방 킥이 1회 박출량의 20~30%를 담당합니다.

심방세동에서는 심방 곳곳에서 무질서하게 전기 신호가 발생합니다. 조화로운 활성화가 일어나지 않으니 심방은 분당 350600회 잘게 떨 뿐이고, 심방 킥은 사라집니다. 이 2030%의 손실은 안정 시에는 크게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심박수가 빠르게 올라가는 운동 중에는 이완기가 짧아지면서 손실이 증폭됩니다. 운동 시 호흡곤란(DOE, dyspnea on exertion)이 심방세동의 증상 중 하나인 이유입니다.

심전도에서는 두 가지 특징이 나타납니다.

  1. 명확한 P파 소실 — V1 유도에서 기저선이 잘게 떨리는 F파(fibrillation wave)로 대체됩니다.
  2. RR 간격의 불규칙 — 심실은 AV 결절을 통해 무작위로 전달되는 신호에 따라 불규칙하게 뜁니다.

series-AF with RVR

심방세동에 빠른 심실 반응(rapid ventricular response, RVR)이 동반되면 심전도에서 RR 간격이 매우 짧게 반복됩니다. 이완기가 극도로 짧아지므로 심실 충전 불량이 심해집니다. 레이트 컨트롤(rate control)이 필요하다는 것을 내포하는 표현입니다.

❸ 그렇다면 언제 심방세동이라고 진단할 수 있는가

12유도 심전도에서 특징적인 소견이 확인되면 진단이 성립합니다. 단, 심전도 한 장으로 10초밖에 기록되지 않으므로 발작성 심방세동은 놓칠 수 있습니다. 단일 유도 홀터나 패치형 장기 모니터로 기록한 경우에는 30초 이상 연속으로 심방세동 리듬이 확인되어야 진단 기준을 충족합니다.

유의할 상황이 하나 있습니다. 심방세동이 있더라도 완전 방실차단(complete AV block)이 동반되면 RR 간격이 규칙적으로 나타납니다. 심방의 혼돈과 무관하게 심실은 히스-푸르킨예 계통의 고유 자동능에 따라 규칙적으로 뜁니다. 이때는 P파가 없고 심박수가 느리다는 단서로 의심해야 합니다.

❹ 결론적으로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 심전도가 정상이라고 심방세동을 배제해서는 안 됩니다. 두근거림, 운동 시 호흡곤란, 이유 없는 피로감이 있으면 장기 모니터링을 고려해야 합니다. 고령화와 함께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증상이 없는 환자에서도 청진이나 맥박 확인으로 불규칙성을 스크리닝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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