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의 항응고치료 대상은 기계판막·중등도 이상 승모판 협착 여부를 먼저 확인한 뒤, 해당하지 않으면 CHA₂DS₂-VASc 점수로 결정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심방세동이 진단됐을 때 항응고치료를 모든 환자에게 하면 안 되는 것일까? 출혈 위험이 있으니 꼭 해야 하는 사람에게만 해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기준은 무엇이고, 그 기준은 어디서 왔는가.
❷ 특수군은 먼저 가려낸다
심방세동 환자를 처음 보면 두 가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기계판막(mechanical heart valve)이 있거나 중등도 이상의 승모판 협착증(moderate mitral stenosis)이 있는 경우다.
이 두 경우에는 CHA₂DS₂-VASc 점수와 무관하게 와파린(warfarin)을 사용한다. NOAC(비비타민 K 경구 항응고제)은 이 경우에 적응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확인하려면 심장초음파 검사가 필수다. 모든 심방세동 환자에서 항응고치료 시작 전에 심장초음파를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수군을 제외한 나머지에서는 이제 점수로 위험도를 따진다.
❸ CHA₂DS₂-VASc 점수가 어떻게 구성되는가
각 항목과 배점은 다음과 같다.
- C — 심부전(congestive heart failure): EF 감소형·보존형 모두 포함, 증상이 없어도 EF 50% 미만이면 해당. 비후성 심근병증(HCM)도 1점으로 분류되지만 실제 뇌졸중 위험은 2~3점에 상당해 별도로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1점
- H — 고혈압(hypertension): 조절 중인 경우도 포함. 1점
- A₂ — 75세 이상: 2점
- D — 당뇨병: 1점
- S₂ — 뇌졸중·일과성 허혈 발작(TIA)·혈전색전증 과거력: 2점
- V — 혈관질환(말초혈관질환, 심근경색, 관상동맥질환): 관상동맥 조영술에서 유의미한 협착도 포함. 1점
- A — 65~74세: 1점
- Sc — 여성: 1점 (2024 ESC 가이드라인에서는 삭제됨)
최고 점수는 9점이다. A₂(75세 이상 2점)와 A(65~74세 1점)가 동시에 적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점수가 유용한 이유는 1점 = 약 1%, 2점 = 약 2%처럼 점수에 따라 연간 뇌졸중 발생률이 실제로 비례해서 올라가기 때문이다.
항응고치료를 권고하는 기준
- 2점 이상(남성)/3점 이상(여성): Class I — 무조건 권고
- 1점(남성)/2점(여성): Class IIa — 환자와 상의해 결정
- 0점(남성)/1점(여성, 성별 점수만): 치료 불필요
우리나라 급여 기준은 아직 CHA₂DS₂-VASc 2점 이상이므로, 실제 임상에서는 이 기준을 맞춰 처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HCM과 아밀로이드증의 예외
비후성 심근병증(HCM)과 심장 아밀로이드증(cardiac amyloidosis)은 CHA₂DS₂-VASc 점수와 무관하게 항응고치료를 강력히 권고한다. 뇌졸중 위험이 점수 이상이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위험인자가 없는 젊은 HCM 환자는 보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어 본인 부담으로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❹ 결국 — 항응고치료의 지속 기준도 점수다
“5년 전 한 번만 나왔는데 계속 먹어야 하나요?” 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답은 그렇다 — 심방세동이 한 번이라도 확인됐으면, 그 이후 재발 여부와 무관하게 CHA₂DS₂-VASc 점수가 해당되는 한 항응고치료를 유지해야 한다. 치료 중단의 기준도 동일하게 점수로 판단한다.
항응고치료를 시작할 때 출혈 위험도도 평가한다. HAS-BLED 점수가 높다고 해서 항응고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교정 가능한 출혈 위험인자를 관리하면서 더 자주 추적하는 것이 원칙이다. 뇌졸중 예방이라는 목표에 방점이 찍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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