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적 심율동전환(electrical cardioversion)은 심방세동에 직류 전기 충격을 가해 동성 리듬(sinus rhythm)으로 되돌리는 시술로, 혈전 유무 확인과 항응고 치료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심방세동 환자가 항부정맥제에 반응하지 않으면 전기 충격을 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전기 충격이 왜 부정맥을 치료하는지, 왜 아무 때나 할 수 없는지, 충격 직후에 무엇을 봐야 하는지는 따로 설명하지 않으면 잘 모른다. 이 시술의 원리와 제약을 이해하면, 약물 치료와 시술 사이 어디쯤에서 이 방법이 쓰이는지 자연스럽게 보인다.
❷ 전기 충격이 심장을 되돌리는 방식
전기적 심율동전환은 심방세동으로 무질서하게 흥분하고 있는 심방 전체에 동시 전기 자극을 가해 모든 세포를 일시에 불응기(refractory period)로 밀어 넣는다. 이후 동방결절(SA node)이 다시 주도권을 잡는 것을 기대하는 방식이다. 컴퓨터로 비유하면 ‘강제 재부팅’에 해당한다.
패드 두 개를 가슴 앞쪽과 좌측 뒤쪽(심장 축을 감싸도록)에 붙이고 수면 마취 후 전기 충격을 가한다. 지속성 심방세동(persistent series-AF)에서는 좌심방(LA)이 뒤로 밀린 경우가 많아, 패드를 앞-뒤 축으로 더 뒤쪽에 위치시키면 전환 성공률이 높아진다.
에너지는 바이페이직(biphasic) 장치 기준 200줄, 모노페이직(monophasic) 기준 360줄을 처음부터 최대로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추세다.
시술 자체는 5~10분으로 짧다. 단, 시술 후 일시적 서맥이나 무수축(pause)이 오는 경우가 있어 아트로핀(atropine), 이소프로테레놀(isoproterenol) 또는 외부 페이싱 장치를 대비해 두어야 한다. 패드 부착 부위의 피부 화상도 확인해야 한다.
❸ 혈전 확인 없이는 시행할 수 없다 — 왜 그런가
심방세동 상태에서는 심방이 수축을 제대로 못 해 좌심방(LA) 내, 특히 좌심방 이(left atrial appendage)에 혈전이 쉽게 생긴다. 전기 충격으로 심방이 갑자기 수축하는 순간, 이 혈전이 혈류를 타고 뇌동맥이나 말초 혈관으로 날아갈 수 있다.
이 때문에 발병 48시간 이내의 심방세동은 혈전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고 간주해 바로 전기적 심율동전환이 가능하다. 48시간이 지난 경우에는 다음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거쳐야 한다.
- 경식도 심초음파(TEE, transesophageal echocardiography)로 좌심방 이에 혈전이 없음을 확인한 뒤 시행
- 최소 3주 이상 항응고 치료 후 시행
TEE는 식도에 초음파 탐촉자를 삽입하는 검사로 일반 내시경보다 굵어 환자 불편이 크다. 그럼에도 응급 상황에서 혈전을 확인하는 가장 신뢰도 높은 방법이다.
이 원칙은 약물에 의한 리듬 전환(chemical cardioversion)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모든 리듬 조절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는 적어도 3주간의 항응고 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는 CHA₂DS₂-VASc 점수와 무관하게 지켜야 하는 별도의 원칙이다.
❹ 전기적 심율동전환을 언제 선택하는가
전기적 심율동전환은 두 가지 목적으로 사용된다.
첫째, 동방결절 기능 평가다. 지속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카테터 절제술(catheter ablation)을 계획하기 전, 동성 리듬으로 돌아왔을 때 심박수가 과도하게 낮다면(동방결절 기능 저하) 시술 후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전기적 심율동전환으로 일시적으로라도 동성 리듬으로 돌려 보는 것이 시술 전 평가의 한 방법이다.
둘째, 증상 확인이다. 심방세동이 있어도 자각 증상이 없는 환자가 있다. 그러나 전기적 심율동전환 후 동성 리듬이 유지되는 동안 훨씬 편안해지는 경우가 있고, 이를 통해 심방세동이 증상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발작성 심방세동(paroxysmal series-AF) 환자에게는 ‘피리 안의 약(pill-in-the-pocket)’ 전략도 쓸 수 있다. 심방세동 발생 시 플레카이니드(flecainide) 50 mg을 4~6정 복용해 스스로 리듬을 전환하는 방식이다. 항응고 치료가 유지되어야 하는 전제가 있고, 반드시 처방 후 교육을 통해 사용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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