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필락시스에서 에피네프린(epinephrine) 근육 주사의 절대 금기는 없다. 심장질환이나 패혈증 병력이 있더라도 투여를 주저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아나필락시스 환자 앞에서 에피네프린을 쓰기 전에 이렇게 묻고 싶어집니다. “혹시 에피네프린 금기 없는지 확인해 주세요.” 신중한 의사처럼 들리지만, 이것이 오히려 치명적인 지연을 만들 수 있습니다. 왜 그 물음 자체가 잘못된 것인지를 이해하려면, 이 상황에서 위험을 비교하는 방식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❷ 아나필락시스에서 위험을 비교하는 방식은 무엇이 다른가
아나필락시스는 쇼크와 기도 폐쇄가 동시에 진행되는 초응급 상황입니다. 순환이 차단되고 기도가 막히면 수 분 안에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에피네프린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는 잠재적이고 확률적인 위험입니다. 반면 에피네프린을 투여하지 않을 때의 결과는 거의 확실한 치명적 위험입니다. 확실한 위험과 잠재적 위험은 같은 무게로 비교할 수 없습니다. 확실한 위험을 피하는 것이 언제나 우선입니다.
❸ 심장질환이나 패혈증이 있어도 투여하는가
심장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
에피네프린은 심박수를 높이는 변시성(chronotropic) 효과와 심근 수축력을 높이는 변력성(inotropic) 효과가 있습니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병력, 부정맥이 있는 환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는 이론적으로 타당합니다.
그러나 아나필락시스로 혈압이 떨어지면 심장 관류 자체가 줄어듭니다. 혈압을 올리지 않으면 심장으로 가는 혈류도 유지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아나필락시스 자체가 관상동맥을 수축시켜 이차적으로 심근경색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개념이 **코니스 증후군(Kounis syndrome)**입니다. 이 경우 아나필락시스를 치료하는 것이 심근경색의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됩니다. 심장질환 병력은 에피네프린 투여의 이유가 없어지는 근거가 아닙니다.
패혈증(sepsis)이 의심되는 환자
아나필락시스와 패혈증의 감별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패혈증도 혈관 확장으로 혈압이 떨어지는 분포성 쇼크(distributive shock)를 일으킵니다. 에피네프린이 이 혈압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설사 패혈증이었더라도 에피네프린을 투여했다고 해서 큰 해가 생기지 않습니다. 패혈증에는 항생제와 수액이 주된 치료지만, 에피네프린 투여 자체가 금기가 되지는 않습니다.
❹ 그래서
아나필락시스에서 에피네프린을 둘러싼 결정은 이례적으로 단순합니다. 의학에서 대부분의 결정은 여러 요소를 종합해 신중하게 내려야 하지만, 아나필락시스는 예외입니다. 진단이 서면 즉시 투여합니다. 금기를 확인하려는 시도 자체가 치명적인 지연이 될 수 있습니다. 망설임이 위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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