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상황(trigger)은 천식을 만들지 않지만, 이미 있는 천식을 발작으로 터뜨린다. 알레르겐, 바이러스 감염, 약물, 운동과 찬 공기가 대표적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심부전이 있는 환자에게 베타차단제를 써야 하는데 천식도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베타차단제가 기관지를 수축시킨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모든 베타차단제가 똑같이 위험한지, 아니면 차이가 있는지를 안다면 결정이 달라집니다.
❷ 주요 유발 상황은 무엇인가
알레르겐: 비만세포(mast cell)에는 IgE 항체가 붙어 있다. 알레르겐이 들어오면 이 IgE에 결합해 비만세포를 활성화시키고, 기관지를 수축시키는 매개물질들이 대량 분비된다. 폴렌, 집먼지진드기, 동물 털, 곰팡이 등 다양한 알레르겐이 해당한다.
자극성 냄새와 연기: 알레르기 기전이 아니더라도 강한 냄새, 연소 산물, 화학 연기 같은 자극이 직접 기도를 자극해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감기): 대부분의 천식 환자에서 감기는 가장 흔한 유발 상황이다. 감기 바이러스가 인터페론 분비를 억제해 기도 방어력을 낮추는 기전이 제시되어 있다. 천식 환자는 감기에도 더 취약한 면이 있다.
운동과 찬 공기: 특히 겨울에 야외에서 격렬한 운동을 할 때 발작이 잘 일어난다. 빠른 호흡으로 기도 수분이 증발하면 기도 표면의 삼투압이 높아지고, 이 변화가 기도를 과민하게 자극한다. 수영처럼 습한 환경에서 하는 운동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다.
대기 오염: 나쁜 공기 자체가 발작 유발 상황이 될 수 있다.
❸ 약물이 유발 상황이 되는 경우
베타차단제(beta-blocker): 베타-2 수용체가 차단되면 기관지가 수축한다. 심부전이나 부정맥에 베타차단제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천식이 함께 있으면 문제가 된다. 다만 베타-1 선택성 차단제(cardioselective beta-blocker)를 사용하면 심장에는 작용하면서 기관지 쪽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완전히 안전하지는 않으므로 주의는 필요하지만, 꼭 필요하다면 사용할 수 있다.
아스피린과 NSAIDs: 아스피린이 아라키돈산 대사 경로를 바꿔 류코트리엔 생성을 늘리면서 기도 수축을 일으킨다. 이를 아스피린 유발 호흡기 질환(aspirin-exacerbated respiratory disease, AERD)이라 한다. 아스피린이 반드시 필요한 환자에서 천식이 있다면 이 가능성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ACE 억제제: 브라디키닌(bradykinin) 분해를 막아 기침을 유발한다. 천식의 기침과 감별이 필요하다.
여성 호르몬 변화: 여성에서 생리 전후, 폐경기 전후에 에스트로겐 수치가 변동하면서 이에 민감한 일부 환자에서 발작이 유발될 수 있다.
❹ 결국
유발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천식 관리의 실질적인 출발점이다. 알레르겐이 원인이라면 노출을 피하고, 직업적 노출이라면 보호 장비가 필요하다. 약물이 유발 상황이 될 때는 대체 약제를 찾거나 위험과 이익을 따져 결정해야 한다. 유발 상황을 모른 채 증상만 치료하는 것은 근본 원인을 그대로 두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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