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염분을 많이 섭취하면, 혈압이뇨가 불완전하게 작동하여 체액량과 혈관저항이 함께 오르는 복합적 고혈압이 형성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콩팥 기능이 정상인 사람은 라면을 많이 먹어도 혈압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 혈압이뇨를 통해 여분의 체액을 배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콩팥 기능이 30%만 남은 상태에서 라면 여섯 그릇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단순히 혈압이 “더 많이” 오를 뿐일까?
❷ 단기적으로 작동하는 것과 그 한계
염분 과다 섭취 → 체액량 증가 → 혈액량 증가 → 심박출량 증가 → 혈압 상승. 여기까지는 정상 콩팥과 동일하다.
혈압이 오르면 두 가지 단기 기전이 혈압을 낮추려 한다.
첫째, 혈압이뇨: 혈압이 오르면 소변량이 늘어 체액량을 줄인다.
둘째, 압력수용체반사(baroreceptor reflex): 대동맥궁과 경동맥동의 압력 수용체가 혈압 상승을 감지하고 연수의 혈관수축 중추를 억제하여 세동맥을 이완시킨다. 이완된 세동맥은 혈관저항을 낮추어 혈압 상승을 완화한다.
그러나 콩팥 기능이 30%만 남은 상태에서 혈압이뇨의 효율은 크게 떨어진다. 체액량이 계속 공급되면 압력수용체반사의 일시적 효과는 점점 소진되고, 단기 기전만으로는 혈압을 정상화하기 어렵다.
❸ 장기적으로 혈관저항이 메인 플레이어가 되는 경위
시간이 경과하면 BPK05에서 설명한 자동 조절 기전이 작동한다. 심박출량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가 유지되면 혈관이 서서히 수축하고 **말초혈관저항(peripheral vascular resistance)**이 장기적으로 증가한다.
이 시점에서 흥미로운 전환이 일어난다. 혈압이뇨로 체액량은 어느 정도 정상화되어 심박출량이 약간 떨어지더라도, 증가한 혈관저항이 혈압을 계속 높이 유지시킨다. 즉, 체액량이 주도하던 혈압 상승이 혈관저항 주도로 바뀐다.
BPK04에서 정상 상태를 다룰 때 혈관저항은 장기 혈압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콩팥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이 원칙에 예외가 생긴다. 혈압이뇨가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❹ 결국
콩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고염식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한 혈압 상승이 아니다. 체액량과 혈관저항이 함께 올라가는 복합적 고혈압으로, 체액량만 정상화해도 혈압은 여전히 높게 유지된다. 이 상태에서는 염분 제한이 치료의 근간이 되며, 혈관저항도 함께 낮추지 않으면 혈압 조절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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