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말초혈관저항(total peripheral resistance)은 단기적으로 혈압에 영향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심박출량이 반대 방향으로 보상하기 때문에 혈압의 장기 결정인자가 되지 못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혈압 = 심박출량 × 총말초혈관저항. 이 공식대로라면 혈관저항이 오를수록 혈압도 올라야 한다. 그런데 AV 단락(arteriovenous shunt)이 있어 혈관저항이 거의 0에 가까운 환자도,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혈관이 수축해 있는 환자도, 결국 혈압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혈관저항이 혈압을 결정한다면 이 현상은 어떻게 설명되는가?

❷ 장기적으로 혈관저항과 심박출량은 서로 상쇄된다

혈관저항이 떨어지는 대표 상황 세 가지가 있다.

  1. AV 단락(arteriovenous shunt): 동맥과 정맥이 직접 연결되어 저항이 거의 0에 가깝다.
  2. 각기병(beriberi): 비타민 B1 결핍으로 조직 대사가 항진되고 혈관이 확장된다.
  3. 갑상선기능항진증(hyperthyroidism): 대사 증가로 산소 소모가 늘고 혈관이 확장된다.

이 세 경우 모두 혈관저항이 떨어지면 심박출량이 올라간다. 두 수치를 곱한 혈압은 결국 변하지 않는다.

반대로 혈관저항이 높아지는 상황(갑상선기능저하증, 사지 절단으로 인한 혈관 연결 단절)에서는 심박출량이 감소하여 혈압이 비슷하게 유지된다. 즉 총말초혈관저항의 변화는 장기적으로 심박출량의 역방향 변화로 상쇄된다.

❸ 그렇다면 혈압을 장기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혈관저항이 혈압을 장기 결정하지 않는다면, 무엇이 하는가?

앞서 BPK02와 BPK03에서 다룬 혈압이뇨곡선이 그 답이다. 혈압이 오르면 소변량이 늘고, 섭취하는 염분과 수분의 양이 배설량과 일치하는 지점에서 혈압이 고정된다. 이 균형점은 혈관저항이 아니라 체액량과 염분 섭취량에 의해 결정된다. 혈관저항은 그 균형점에 끼어들 자리가 없다.

❹ 결국

혈관저항은 단기적으로는 혈압에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 패혈증에서 혈관이 확장되면 혈압이 뚝 떨어지는 것이 그 증거다. 그러나 몇 주, 몇 달 단위의 시간축에서 혈압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콩팥이 얼마나 염분과 수분을 배설할 수 있는가다. “혈압이 높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콩팥의 문제이며, 혈관저항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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