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renin-angiotensin system, RAS)은 혈압이 떨어졌을 때 혈관 수축과 체액 보존이라는 두 경로를 통해 혈압을 회복시키는 호르몬 체계로, 단기 신경반사와 장기 혈압이뇨 사이의 중간 타임스케일을 담당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혈압이 떨어졌을 때 우리 몸에는 두 가지 대응이 있다고 배웠다. 수초 내로 작동하는 압력수용체반사(baroreceptor reflex)와, 수일에 걸쳐 체액량을 조절하는 혈압이뇨이다. 그런데 이 둘 사이에 시간적 공백이 있다. 신경반사는 하루 이틀 후면 리셋되고, 체액 조절은 느리다. 그 사이 혈압을 붙잡아 두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❷ 어떤 경로를 거쳐 안지오텐신 II가 만들어지는가

혈압이 떨어지면 콩팥의 수입세동맥(afferent arteriole) 근처에 있는 방사구체세포(juxtaglomerular cell)가 이를 감지하여 레닌(renin)을 분비한다.

레닌은 효소로서, 간에서 만들어진 안지오텐시노겐(angiotensinogen)을 안지오텐신 I(angiotensin I)으로 전환한다. 안지오텐신 I은 아미노산 10개짜리 펩타이드이며 그 자체로는 큰 작용을 하지 않는다.

혈액이 폐를 통과할 때 — 폐혈관 내피세포에 위치한 안지오텐신전환효소(angiotensin-converting enzyme, ACE)가 안지오텐신 I을 안지오텐신 II(angiotensin II)로 전환한다. 안지오텐신 II는 아미노산 8개짜리 펩타이드로, 분비 후 1~2분 내 분해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강력하게 작용한다.

❸ 안지오텐신 II의 세 가지 역할

첫째, 세동맥 수축(vasoconstriction): 안지오텐신 II는 세동맥을 직접 수축시켜 말초혈관저항(peripheral vascular resistance)을 올리고 혈압을 단기적으로 회복시킨다. 정맥도 약간 수축시켜 정맥환류량을 늘린다.

둘째, 콩팥에서 직접 염분·수분 재흡수 촉진: 콩팥으로 들어가는 수입세동맥을 수축시켜 사구체 혈류를 줄이면 여과량이 감소한다. 동시에 세관(tubule)에 직접 작용하여 나트륨과 수분의 재흡수를 명령한다. 두 경로 모두 체액량을 늘려 혈압을 장기적으로 회복시킨다.

셋째, 알도스테론(aldosterone) 분비 촉진: 안지오텐신 II는 부신피질을 자극하여 알도스테론을 분비시킨다. 알도스테론은 다시 콩팥 세관에서 나트륨 재흡수를 촉진해 염분·수분 보존 효과를 강화한다. 이 때문에 이 시스템 전체를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AAS)이라고 부른다. 다만 안지오텐신 II 자체의 직접 작용이 알도스테론을 통한 간접 작용보다 훨씬 강력하다.

❹ 그래서 이 시스템이 혈압 조절에서 갖는 위치

RAAS의 첫 번째 역할(세동맥 수축)은 단기 신경반사가 하던 일을 수행하되 약 2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두 번째 역할(체액 보존)은 장기 혈압이뇨 기전과 같은 방향이다. 즉 RAAS는 단기와 장기 사이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중간 타임스케일 시스템이다.

이 경로가 임상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레닌 분비를 막거나(직접 레닌 억제제), ACE를 차단하거나(ACE inhibitor), 안지오텐신 II 수용체를 차단하는(ARB) 약물이 모두 이 경로를 표적으로 삼아 고혈압과 심장·콩팥 보호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영상으로 더 깊이 보고 싶다면: ▶ 영상으로 보기 (멤버십)


선행: bpk06-1-renal-resistance, bpk04-resistance-exception 연관: bpk05-volume-pressure, bpk06-renal-damage-salt 다음: bpk08-raas-fun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