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변증에서의 문맥압 항진은 간 내 저항 증가(고정 요인 + 변동 요인)와 문맥 혈류 유입 증가라는 두 축이 함께 작동한 결과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간경변증에서 복수, 식도정맥류, 간성뇌증 같은 합병증이 생기는 배경에는 문맥압 항진(portal hypertension)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왜 간이 딱딱해지면 문맥 압력이 올라가는 걸까요? 저항이 커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직관적으로 이해됩니다. 그런데 저항이 커지는 것만으로는 전체 그림이 설명되지 않습니다.
❷ 간 내 저항은 왜, 어떻게 증가하는가
문맥(portal vein)으로 들어온 혈액은 간을 통과한 뒤 간정맥을 거쳐 심장으로 빠져나가야 합니다. 간경변증에서는 이 통과 과정의 저항이 두 가지 요인으로 증가합니다.
고정 요인(fixed component): 간에 염증이 반복되면 섬유화가 진행되고 결절이 생깁니다. 이 결절이 간 내 혈관을 밀거나 압박해 혈류가 지나가는 길을 좁힙니다. 간 조직 자체가 딱딱해지는 구조적 변화이므로, 이 요인은 약물로 쉽게 되돌릴 수 없습니다.
변동 요인(dynamic component): 간 내 혈관의 긴장도(tone)를 조절하는 물질 균형이 깨집니다. 혈관을 수축시키는 엔도텔린(endothelin)이 증가하고, 혈관을 이완시키는 산화질소(nitric oxide, NO)가 감소합니다. 그 결과 간 내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해 저항이 더 높아집니다. 이 요인은 혈관 작용 약물에 의해 일부 조절이 가능합니다.
❸ 문맥 혈류 유입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항이 커지면 압력이 오른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간경변증에서는 문맥으로 들어오는 혈류량 자체도 증가합니다. 이것이 압력을 더 높이는 두 번째 축입니다.
기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간경변이 진행하면 간을 통과하기 어려운 혈액이 우회로(collateral)를 만들어 간을 거치지 않고 심장으로 직접 빠져나갑니다.
- 원래 간에서 처리되어야 할 혈관 확장 물질들이 간을 거치지 않아 그대로 전신 순환에 노출됩니다.
- 이 물질들이 장간막 혈관(mesenteric vessel)을 확장시켜 장에서 문맥으로 들어오는 혈류량이 늘어납니다.
또한 간 기능이 저하되어 혈액이 간을 통과하더라도 이 혈관 확장 물질들이 충분히 대사되지 않아 전신 순환에 남습니다. 이 역시 장관 혈류를 늘려 문맥 유입을 증가시킵니다.
즉 혈류량 증가는 우회로 때문에 생기기도 하고, 간 기능 저하로 인한 처리 부전 때문에 생기기도 합니다.
❹ 결국
간경변증에서의 문맥압 항진은 저항 증가 하나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고정된 구조적 손상(섬유화·결절)과 기능적 혈관 수축(엔도텔린↑·NO↓)으로 저항이 커지고, 이와 동시에 우회로와 혈관 확장 물질로 인해 문맥 유입량도 늘어납니다. 두 요인이 함께 작용할 때 임상에서 보이는 수준의 문맥압 상승이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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