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변 복수 환자에서 외부 원인 없이 복수가 감염되는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SBP)은 적절한 항생제 치료와 알부민 투여가 필수이며, 재발률이 높아 예방이 치료만큼 중요하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감염이라면 원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술 후 감염, 상처 통한 감염 등 뭔가 균이 들어오는 경로가 있어야 한다고요. 그런데 간경변 복수 환자에서는 뚜렷한 외부 원인 없이 복수가 감염됩니다. “자발성”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❷ 장에 있던 균이 복수까지 어떻게 도달하는가

간경변이 진행하면 간문맥(portal vein) 압력이 높아지고, 이 압력이 장 혈관에 전파됩니다. 압력이 높아진 장 혈관은 투과성(permeability)이 증가하여 장벽이 느슨해집니다. 그 결과 장에 상주하던 세균이 장벽을 넘어 림프관으로 흡수된 뒤 혈류로 들어가고, 결국 복수로 이동하여 감염을 일으킵니다.

또 다른 경로로는, 간경변 상태에서 간을 우회하는 단락(shunt)이 생겨 균이 간의 살균 작용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신 혈류로 이동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원인균은 대장균(E. coli), Klebsiella,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 순서로 흔합니다.

❸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는가

SBP 진단은 복수를 직접 천자하여 검사합니다. 복수에서 호중구(neutrophil) 수가 250개/mm³ 이상이면 SBP로 진단합니다. 균 배양은 잘 자라지 않아 음성이더라도 호중구 수 기준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치료는 세포탁심(cefotaxime) 정맥 주사가 표준입니다. 이 항생제가 SBP 원인균 대부분에 잘 듣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는 통상 3g/일로 투여하며, 신기능이 저하된 경우 1.5g/일로 감량합니다. 투여 기간은 5~10일이 일반적입니다.

여기에 알부민(albumin) 정맥 투여를 함께 시행합니다. 알부민은 혈액 내 교질삼투압을 높여 간신증후군(hepatorenal syndrome) 발생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SBP가 간신증후군을 동반하면 예후가 급격히 나빠지기 때문에, 알부민 병용은 거의 표준으로 정착되어 있습니다.

치료 반응이 불명확하면 48시간 후 복수천자를 반복하여 호중구 수 감소 여부를 확인하고, 호전이 없으면 항생제를 교체합니다.

❹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가

간경변 복수 환자에서 다음 증상이 생기면 SBP를 먼저 의심해야 합니다.

  • 발열과 오한
  • 복통(누르면 악화, 손을 뗄 때 더 아픈 반발통)
  • 구토, 설사, 갑작스러운 혈압 저하

이 증상들이 없더라도 간경변 복수 환자에서 상태가 갑자기 나빠졌다면 SBP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한 번 발생하면 1년 내 재발률이 70%에 달합니다. 이 때문에 SBP 과거력이 있거나 위장관 출혈이 있었던 경우에는 노르플록사신(norfloxacin) 등 경구 예방 항생제를 복용합니다. 예방 항생제를 써도 재발률이 20%이므로, 간경변 관리를 근본부터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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