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변에서 저나트륨혈증은 나트륨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바소프레신(vasopressin)이 혈압 보정 목적으로 분비되면서 순수한 수분만 과도하게 재흡수되기 때문에 생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저나트륨혈증이라고 하면 나트륨이 빠져나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는 몸 안 나트륨의 절대량이 줄어서 저나트륨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간경변에서의 저나트륨혈증은 그것과 다릅니다. 나트륨이 부족한 게 아니라, 수분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상대적으로 나트륨 농도가 희석되는 것입니다.

❷ 간경변에서 수분이 왜 과도하게 재흡수되는가

간경변이 진행하면 문맥압이 높아지고 내장혈관이 확장됩니다. 혈액이 내장 쪽으로 몰리면 심장으로 돌아오는 유효 순환 혈액량(effective circulating volume)이 상대적으로 감소합니다. 몸은 이것을 혈압이 떨어지는 상황으로 인식합니다.

이에 대응하여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계통(RAAS)이 활성화됩니다. 알도스테론(aldosterone)이 증가하면 콩팥에서 나트륨이 재흡수되고, 나트륨을 따라 수분도 들어옵니다. 이것이 복수가 쌓이는 주요 경로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혈압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바소프레신(vasopressin, ADH, AVP — 모두 같은 물질)도 함께 분비됩니다. 바소프레신은 본래 혈장이 짜질 때(고장성 상태) 콩팥에서 수분을 재흡수시켜 농도를 조절하는 호르몬입니다. 그런데 혈관 수축을 통해 혈압을 올리는 기능도 함께 갖고 있어, 혈압이 떨어지면 혈장이 저장성인 상황에서도 분비됩니다.

❸ 왜 나트륨 농도가 떨어지는가

알도스테론에 의해 나트륨과 함께 들어오는 수분은 나트륨 농도를 유지합니다. 문제는 바소프레신이 재흡수시키는 수분입니다. 바소프레신은 나트륨 없이 순수한 수분만 재흡수시킵니다. 즉 나트륨과 무관하게 수분이 추가로 늘어납니다.

결과적으로 체내 수분이 증가하는데 나트륨은 비례해서 늘지 않으니, 나트륨 농도(혈청 나트륨)가 떨어집니다. 이것이 간경변에서 저나트륨혈증(hyponatremia)이 생기는 기전입니다.

핵심 정리

  • RAAS 활성화 → 나트륨 + 수분 재흡수 → 복수, 부종
  • 바소프레신 분비 → 순수 수분만 재흡수 → 혈청 나트륨 희석 → 저나트륨혈증

두 경로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복수와 저나트륨혈증이 함께 나타납니다.

❹ 결국

간경변에서 저나트륨혈증이 생겼다면 단순히 소금을 더 먹거나 나트륨을 보충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근본 원인은 유효 순환 혈액량 감소에 대한 바소프레신의 비정상적 분비이기 때문입니다. 간경변 자체의 진행을 막는 것이 이 호르몬 불균형을 줄이는 근본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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