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diabetic peripheral neuropathy)은 신경 자체가 통증을 생성하는 병으로, 일반 진통제로는 효과가 없으며 발 관리와 혈당 조절이 치료의 핵심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당뇨의 합병증이라고 하면 눈, 콩팥, 신경을 떠올린다. 그런데 신경 합병증 중에서도 말초신경병증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환자 삶의 질을 가장 크게 떨어뜨리는 합병증 중 하나다. 타이레놀을 먹어도 낫지 않는다. 왜 그럴까.
❷ 어떤 증상으로 나타나는가
말초신경병증의 통증은 근육이나 뼈의 통증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신경 자체가 통증 신호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통증의 원인이 되는 외부 자극이 없어도 아프다. 증상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 찌릿찌릿하거나 전기가 오는 듯한 느낌
- 칼로 베는 것 같은 예리한 통증
- 피부가 시린 느낌 (치아가 시리듯이)
- 접촉 시 갑자기 심해지는 통증 — 이불만 덮어도 아픈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 저림이나 감각 저하, 또는 간헐적인 경련
감각이 없어지는 것도 단순히 불편함이 아니다. 발에 궤양이 생겨도 느끼지 못하면 감염이 심각하게 진행된다. 이것이 발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검사 방법
발 진찰이 첫 번째다. 상처나 궤양이 없는지 앞뒤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병원에서는 10g 모노필라멘트(monofilament) 검사를 사용한다. 발 10군데를 필라멘트로 자극했을 때 4군데 이상에서 감각을 느끼지 못하면 신경병증이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본다.
❸ 일반 진통제가 듣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고, 무슨 약을 쓰는가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같은 일반 진통제는 염증이나 조직 손상에 의한 통증에 효과적이다. 말초신경병증은 신경 자체의 이상 활동이 원인이므로, 신경에 직접 작용하는 약이 필요하다.
주로 사용하는 약은 다음과 같다.
- 가바펜틴(gabapentin)·프레가발린(pregabalin): 신경 내 칼슘 통로의 특정 서브유닛을 억제해, 통증 전달 물질(substance P, 글루타메이트)의 분비를 줄인다. 효과가 비교적 좋다.
- 항우울제: 우울증이 동반되어서가 아니라,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함으로써 통증 신호를 완화한다. 둘록세틴(duloxetine)이 대표적이며 국내 허가를 받았다. 삼환계 항우울제(TCA)도 전통적으로 사용된다.
- 오피오이드(opioid) 계열: 트라마돌, 옥시코돈 같은 마약성 진통제는 통증이 심할 때 선택지가 된다. 암성 통증에 쓰는 약이 신경병증성 통증에도 효과가 있는 이유는 두 통증의 기전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 항경련제(anticonvulsant):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라모트리진(lamotrigine) 등 나트륨 통로를 억제하는 계열. 라모트리진은 스티븐스-존슨 증후군(Stevens-Johnson syndrome) 위험이 있어 신중하게 사용한다.
- 바르는 약: 캡사이신 크림(고추의 캡사이신 성분)과 리도카인 패치(lidocaine patch, 국소마취제)가 있다.
❹ 결국 가장 중요한 것
어떤 약을 써도 자극이 계속 들어오면 통증은 완화되지 않는다. 그리고 가장 근본적인 자극 제거는 혈당 조절이다. 혈당이 잘 조절되면 신경병증 자체가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동시에 발 관리를 꾸준히 해야 한다. 감각이 저하된 상태에서 발에 상처나 궤양이 생기면 치료가 어렵고 절단까지 이어질 수 있다. 매일 발 앞뒤를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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