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를 받는 당뇨 환자의 75%는 혈당 조절 목표에 미달한다. 나만 안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원인을 찾아야 나아갈 수 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병원에 다니고 약도 먹는데 혈당이 잘 안 잡힌다.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나만 이런 걸까?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 통계를 보면, 당뇨를 인지하고 치료받는 환자 중 혈당 조절(당화혈색소 7% 미만)이 되는 비율은 25%에 불과하다. 4명 중 3명은 치료를 받으면서도 혈당이 목표에 못 미친다.
❷ 치료를 받아도 혈당이 안 잡히는 이유는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다.
첫째는 조절 가능한 요인이다. 식사, 운동, 약물 — 이 셋 중 하나 이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경우다. 인슐린 분비 기능이 이미 크게 떨어졌는데도 경구 혈당강하제만 쓰고 인슐린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는 불가피한 요인이다. 만성 염증 질환이 동반되어 있거나, 스테로이드 또는 면역 억제제를 함께 써야 하는 경우다. 이런 상황에서는 혈당이 올라가는 것을 막기 어렵다.
실제 통계에서 더 주목해야 할 숫자가 있다. 당뇨 유병자 중 인슐린을 사용하는 비율은 5%에 불과하다. 경구 혈당강하제를 쓰는 비율은 82%다. 그런데 혈당 조절률은 25%다. 이 숫자들이 함께 말하는 것은 인슐린이 필요한 시점에 인슐린으로 전환하지 못하는 환자가 상당수라는 것이다.
❸ 그렇긴 하지만 인슐린을 안 쓰는 데는 이유가 있다
당뇨를 진단받으면 이미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 기능은 50% 이하로 떨어져 있다. 진단 후 6년이 지나면 25% 이하로 감소한다. 기능이 25% 이하인 췌장을 약으로 아무리 자극해도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이 시점에는 외부에서 인슐린을 보충하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해결책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의사가 인슐린을 권유하면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그 병원에서도 인슐린 대신 경구약을 하나 더 추가하는 3제 요법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환자의 심리적 저항이 치료 전환을 막는 것이다.
❹ 결국
나만 혈당이 안 잡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위안이 된다. 그러나 그 사실이 현재 상태를 그대로 두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혈당이 목표에 못 미친다면 식사·운동·약물 중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또는 인슐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다음 단계다. 인슐린 사용을 거부하는 심리적 저항이 있다면, 인슐린을 쓰는 불편함과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것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데이터는 이미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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