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강하제는 크게 당신생 억제, 인슐린 저항성 개선, 인슐린 분비 촉진, 포도당 배설 증가, 장내 흡수 억제의 다섯 경로로 혈당을 낮추며, 약제마다 작용 경로와 임상 특성이 다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당뇨약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메트포르민(metformin), 설포닐우레아(sulfonylurea),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서로 무엇이 다른지 정리가 안 된 채로 이름만 외우고 있지는 않은가? 약 이름보다 어떤 경로로 혈당을 낮추는지를 알아야 가이드라인에서 이 약들을 적재적소에 쓰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❷ 정상 혈당 조절의 어느 단계에 각 약이 작용하는가?

혈당은 크게 다음 경로로 오르내린다. 식사 후 포도당이 흡수되면 간에서 글리코겐으로 저장되거나 당신생(gluconeogenesis)을 통해 다시 공급된다. 인슐린은 근육·지방세포의 포도당 흡수와 글리코겐 합성을 촉진하고, 신장은 정상적으로는 포도당을 100% 재흡수한다.

각 약제는 이 흐름의 특정 지점을 건드린다.

당신생 억제 + 인슐린 저항성 개선

  • 메트포르민(metformin): 간의 당신생을 줄이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낮아지면 같은 인슐린 농도에서 더 효과적으로 포도당이 처리된다.

포도당 소변 배설 증가

  • SGLT2 억제제(SGLT2 inhibitor): 근위 세뇨관(proximal tubule)에서 포도당을 재흡수하는 채널(SGLT2)을 차단해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되게 한다. 혈당 저하 외에 혈압·체중 감소 효과도 있다.

인슐린 분비 촉진 — 당 의존성

  • DPP-4 억제제(DPP-4 inhibitor): 식후 혈당 상승 시 인크레틴(incretin) 분해를 억제해 인슐린 분비를 높인다. 혈당이 높을 때만 작동하므로 저혈당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eceptor agonist): 마찬가지로 식후 혈당이 올라갔을 때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킨다. 주사제이며 체중 감소 효과가 두드러진다.

인슐린 분비 촉진 — 비당 의존성

  • 설포닐우레아(sulfonylurea): 혈당과 무관하게 베타세포를 직접 자극해 인슐린을 분비시킨다. 공복혈당도 낮출 수 있으나 저혈당과 체중 증가 위험이 있다.
  • 메글리티나이드(meglitinide): 작용 시간이 짧아 식후혈당 위주로 작용한다.

인슐린 저항성 개선

  • 티아졸리딘디온(thiazolidinedione, TZD): 메트포르민과 마찬가지로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지만, 체액 저류(fluid retention)로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장내 포도당 흡수 억제

  •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alpha-glucosidase inhibitor, AGI): 소장에서 탄수화물의 분해·흡수를 늦춰 식후 혈당 상승을 완화한다.

❸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약들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DPP-4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는 혈당이 높을 때만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설포닐우레아와 구분된다. 설포닐우레아는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인슐린을 내보내므로 공복 상태에서도 저혈당이 올 수 있다.

또한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인슐린 분비 촉진에 더해 체중 감소 효과가 있어, 비만이 동반된 당뇨 환자에서 추가적인 이점이 있다. 반면 DPP-4 억제제는 효과가 온건(modest)하고 체중 변화가 적어 부담 없이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❹ 그래서 이것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각 약제의 작용 경로를 모르면 가이드라인을 외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로를 알면 왜 신부전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쓰는지, 왜 비만 당뇨 환자에게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우선하는지, 왜 저혈당이 우려될 때 설포닐우레아보다 DPP-4 억제제를 선택하는지가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약제의 특성이 곧 처방 결정의 근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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