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이 완치 가능한 병이 된 지금, B형간염이 아직 완치되지 않는 이유는 바이러스가 간세포 핵 안에 cccDNA라는 형태로 자리 잡기 때문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C형간염은 요즘 약만 먹으면 완치된다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B형간염은 왜 아직도 완치가 안 되는가. 치료제가 없는 것도 아니고 엔테카비르, 테노포비르처럼 효과 좋은 약들이 있는데, 왜 B형간염은 “조절”만 되고 “완치”는 안 된다고 하는가.

❷ B형간염이 완치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C형간염은 RNA 바이러스다. 혈액 속에서 복제되고 활동하지만, 세포 핵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혈액 검사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바이러스 복제 단백질을 직접 차단하는 Direct Acting Agent(DAA)가 개발되면서 거의 모든 환자가 완치된다.

B형간염은 DNA 바이러스다. 혈액 안에서 복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간세포 핵 안에 들어가 **cccDNA(공유결합 닫힌 원형 DNA)**라는 형태로 자리 잡는다. 이 cccDNA는 혈액 검사에 잡히지 않는다. 피검사에서 B형간염 바이러스가 전혀 검출되지 않아도, 간세포 핵 안에 cccDNA가 조용히 남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혈액 검사 음성이 완치를 의미하지 않는다.

현재 사용하는 B형간염 치료제들(엔테카비르, 테노포비르 등)은 뉴클레오시드 유사체(nucleoside analogue)다. 바이러스가 복제할 때 끼어들어 합성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지만 이미 핵 안에 자리 잡은 cccDNA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

❸ 완치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cccDNA를 없애려면 두 가지가 함께 해결되어야 한다.

  1. cccDNA를 직접 제거하거나 무력화하는 약물 개발 — 현재 전 세계 제약회사들이 집중 투자하고 있으며,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한 약물이 10여 개 이상이다.

  2. cccDNA 측정 방법의 확립 — 약이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려면 cccDNA가 실제로 줄었는지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cccDNA를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간 조직 검사가 필요하다. 혈액으로 간접적으로 추정하는 대리 지표(surrogate marker) 개발이 진행 중이며, HBcrAg(코어 관련 항원)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해결되지 않으면 완치를 확인하고 선언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❹ 결국

B형간염 완치는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아직 이른 단계다. C형간염 완치라는 선례가 연구자들의 동기가 되고 있으며, 여러 약물이 임상시험 중이다. 최소 10년, 경우에 따라 20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지만, 방향은 분명히 완치를 향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항바이러스 치료로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해 간 손상과 간암 발생을 늦추는 것이 최선의 관리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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