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나트륨 농도는 나트륨의 총량이 아니라 수분과의 비율이므로, 저나트륨혈증은 결국 수분 조절의 문제로 귀결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저나트륨혈증이라고 하면 나트륨이 부족한 것이니, 나트륨을 보충하면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직관이 생긴다. 그런데 저나트륨혈증인데도 이뇨제(furosemide)를 쓰거나, 나트륨 총량이 오히려 과잉인 경우가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❷ 나트륨 농도는 무엇의 비율인가
나트륨 농도(소디움 농도)는 나트륨의 절대량이 아니라, 세포외액(ECF) 내 나트륨 총량과 물의 비율이다. 정상 나트륨 농도를 140 mEq/L로 놓고 생각하면, 이 수치 하나만으로는 나트륨이 얼마나 있는지도, 물이 얼마나 있는지도 알 수 없다.
ECF 볼륨은 주로 나트륨 총량에 의해 결정된다. 나트륨이 세포 밖에 집중되어 있고(Na⁺-K⁺-ATPase가 나트륨을 지속적으로 세포 밖으로 밀어내기 때문), 나트륨이 삼투압을 통해 물을 끌어당겨 ECF 볼륨을 유지한다. 즉, ECF 볼륨의 변화는 나트륨 총량의 변화를 반영한다.
그렇다면 나트륨 농도의 변화는 무엇을 반영하는가. ECF 볼륨(나트륨 총량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은 그대로인데, 여기에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자유수(free water)**가 더해지거나 빠지면 농도가 달라진다. 즉, 나트륨 농도 이상은 수분 조절의 문제다.
이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면, 저나트륨혈증 평가에서 왜 ECF 볼륨 상태(저혈량성/정혈량성/과혈량성)를 먼저 보는지 알 수 있다. 볼륨 상태는 나트륨 총량의 맥락을 알려 주고, 그 위에서 수분 조절 이상을 판단하는 것이다.
❸ 그렇다면 저나트륨혈증인데 이뇨제를 쓰는 이유는
앞서 설명한 구조에서 보면, 혈중 나트륨 농도가 낮아도 나트륨 총량은 과잉일 수 있다. 심부전이나 간경변 같은 과혈량성 상태가 그 예다. 이런 경우에는 나트륨 총량이 이미 많아 ECF 볼륨이 확장되어 있고, 여기에 자유수 증가까지 겹쳐 농도가 떨어진 것이다.
이럴 때 furosemide 같은 loop 이뇨제를 쓰는 것은 나트륨을 더 빼려는 게 아니라 나트륨 총량을 줄여 ECF 볼륨을 낮추는 치료다. 저나트륨혈증이지만 나트륨 총량이 과잉인 역설이 성립한다.
신장에서 수분 조절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사구체 여과(GFR), 근위세뇨관에서의 재흡수, 희석 분절(ascending limb 및 원위세뇨관)의 기능, 그리고 ADH의 분비와 세뇨관 반응이 모두 정상이어야 한다. 이 중 어느 단계가 무너지느냐에 따라 저나트륨혈증의 원인이 달라진다.
thiazide와 loop 이뇨제의 차이
thiazide는 원위세뇨관의 희석 분절을 차단한다. 이 구간은 나트륨을 흡수해 소변을 희석시키는 곳인데, 이를 막으면 소변이 희석되지 못해 혈액이 희석되고 저나트륨혈증이 생긴다. loop 이뇨제는 Henle 고리 상행각의 NKCC 채널을 차단해 수질(medullary)의 삼투압 기울기를 허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유수를 더 많이 배출한다.
❹ 결국
저나트륨혈증을 보면 나트륨부터 생각하는 직관은 대부분 틀린다. 나트륨 농도 이상은 수분 조절의 문제라는 것을 먼저 잡고, ECF 볼륨 상태를 통해 나트륨 총량의 맥락을 파악한 뒤 원인을 좁혀가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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