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저탄수화물 식사는 단기적으로 체중이 줄어 보이지만, 실제 지방 연소 증가보다는 글리코겐 감소에 따른 수분 손실이 주된 이유다. 칼로리 섭취 총량이 변하지 않으면 장기적인 체중 감량 효과는 제한적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탄수화물을 거의 먹지 않으면 몸이 지방을 태워야 하니 살이 빠질 것 같다. 지방과 단백질은 마음껏 먹어도 된다고 한다. 논리적으로 들린다.

❷ 탄수화물을 줄이면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극단적 저탄수화물 식사(extremely low-carbohydrate diet)는 하루 탄수화물 섭취를 20g 이하로 줄이는 방식이다. 평소 100120g을 섭취한다면 56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탄수화물은 소화되면 포도당(glucose)이 된다. 포도당은 에너지원뿐 아니라 다른 물질을 합성하는 탄소 골격을 제공하므로 몸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탄수화물 섭취가 급격히 줄면 몸은 지방으로부터 포도당을 새롭게 합성하는 당신생(gluconeogenesis)을 가동한다. 이 과정 자체도 에너지를 소모하므로, 이론적으로는 지방이 이중으로 소모된다.

그러나 지방과 단백질을 제한 없이 섭취하면, 이들이 칼로리 공급원이 된다. 결국 칼로리 총량이 유지되면 체중은 줄지 않는다. “칼로리는 칼로리다(calories are calories)“는 원칙이 여기서 적용된다.

❸ 그렇다면 초기에 체중이 줄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탄수화물을 급격히 줄이면 초기에 체중이 빠르게 감소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것은 지방이 연소된 결과가 아니다.

탄수화물의 저장 형태인 글리코겐(glycogen)은 물을 함께 묶어두는 성질이 있다. 글리코겐 1g은 약 3g의 수분을 보유한다. 탄수화물 섭취가 줄면 저장된 글리코겐이 빠르게 분해되면서 결합되어 있던 수분도 함께 배출된다. 이로 인해 체중계 숫자가 줄어 보이는 것이다.

이 효과는 지방 감소가 아닌 수분 감소이므로, 탄수화물 섭취를 재개하면 대부분 원상복귀된다.

❹ 결론적으로

영양소를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은 몸의 항상성을 무시하는 접근이다. 인체는 영양소 균형을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설령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어렵고, 예상치 못한 대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당뇨 환자에게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인슐린이 부족한 상태에서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이면 케톤 생성이 가속되어 케톤산증(ketoacidosis) 위험이 높아진다. 비만을 포함한 대사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권장하지 않는다. 이미 대사 균형이 흐트러진 상태에서 추가적인 대사 부하를 주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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