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판막 역류(aortic regurgitation, AR)는 이완기에 역류가 일어나므로 기본적으로 diastolic murmur가 들리지만, 볼륨 과부하로 인해 수축기에도 상대적 협착처럼 잡음이 생길 수 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대동맥판막 역류라면 이완기에 역류가 일어나니까 이완기 잡음이 들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완기 잡음이 없을 수도 있고, 오히려 수축기 잡음이 더 잘 들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❷ AR에서 기본적으로 기대하는 잡음과 그 한계

대동맥판막 역류(AR)는 이완기에 대동맥에서 좌심실로 혈액이 역류하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역류가 이완기에 일어나므로, 기본 잡음은 **diastolic murmur(이완기 잡음)**이다.

구체적으로는 decrescendo 타입, 즉 S2 직후부터 시작해서 점점 줄어드는 양상으로 들린다. 이완기 초반에는 대동맥과 좌심실 사이의 압력 차가 크기 때문에 역류가 세게 일어나다가, 이완기가 진행되면서 압력 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바람 부는 것 같은 고음 성질로 들리며, 흉골 좌연(left sternal border) 상부 부근에서 청진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 잡음은 실제로 잘 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잡음 자체의 강도나 지속 기간은 역류의 심각도를 신뢰성 있게 반영하지 않는다. 역류가 극심해지면 좌심실 압력이 대동맥 압력에 가까워져 오히려 압력 차가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잡음이 작아지거나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

잡음이 잘 들리지 않을 때는 환자를 앉혀서 몸을 앞으로 숙이게 하고, 호기 끝에서 숨을 참은 상태로 청진하면 좀 더 들릴 수 있다. 심장을 흉벽에 최대한 가깝게 위치시키는 자세다.

❸ 그렇긴 하지만 AR에서 수축기 잡음도 들릴 수 있다

AR에서 예상치 못한 것은 systolic murmur(수축기 잡음)도 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역류가 반복되면 좌심실에 볼륨 과부하(volume overload)가 누적된다. 이 상태에서 수축기에 많은 혈액을 한꺼번에 대동맥으로 박출해야 하다 보니, 대동맥 판막이 상대적으로 좁은 것처럼 작동하게 된다. 실제 판막 협착이 없어도 마치 대동맥 협착(AS)처럼 crescendo-decrescendo 타입의 수축기 잡음이 들릴 수 있다.

결과적으로 AR 환자에서는 이완기 잡음보다 수축기 잡음이 먼저 또는 더 명확하게 들리는 일도 생긴다.

이완기 잡음과 구분할 때 잡음이 들리는 위치도 참고가 된다. AR은 역류 방향이 대동맥에서 좌심실 방향이므로 흉골 좌연에서 잘 들리고, 대동맥 루트(root)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흉골 우연에서 들릴 수도 있다.

Austin Flint murmur라는 특이한 잡음도 있다. AR로 인해 역류된 혈액이 좌심방에서 들어오는 혈류와 만나면서 승모판 수준에서 난류가 생기고, apex에서 낮은 음의 이완기 잡음으로 들린다. 승모판 협착(MS)과 유사하게 들려서 감별이 필요하다.

❹ 결국

AR에서 청진은 진단을 확정하는 수단이기보다 이상을 감지하는 수단이다. 이완기 잡음이 들리지 않는다고 AR을 배제할 수 없고, 반대로 수축기 잡음만 들린다고 AR을 놓쳐서도 안 된다. AR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심장초음파(echocardiography)로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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