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중격결손(ASD)에서 들리는 심잡음은 좌우 단락(shunt)에서 직접 나는 것이 아니라, 우심실로 과부하된 혈액이 폐동맥판막과 삼첨판막을 통과할 때 나는 상대적 협착음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심방 사이에 구멍이 있으면, 혈액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빠르게 흐를 테니 거기서 소리가 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ASD의 심잡음은 구멍이 아닌 다른 곳에서 난다.
❷ 어디서, 왜 소리가 나는가
심방중격결손(atrial septal defect, ASD)은 우심방과 좌심방 사이의 중격에 구멍이 있는 선천성 심장 질환이다. 좌심방의 압력이 우심방보다 높기 때문에 혈액은 좌→우 방향으로 단락된다. 우심실과 폐동맥으로 혈액이 과도하게 유입되어 우측 심장의 용적 과부하가 생긴다.
그런데 구멍을 통해 흐르는 혈액 자체는 속도가 느리고 난류(turbulence)를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구멍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소리는 두 곳에서 난다.
수축기 박출 잡음(systolic ejection murmur). 우심실에 혈액이 과도하게 들어온 상태에서 폐동맥으로 혈액이 박출될 때, 폐동맥판막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좁아진 효과(relative pulmonic stenosis)가 나타난다. 이때 좌측 2번째 늑간강(left 2nd intercostal space)에서 수축기 박출 잡음이 들린다.
확장기 저주파 잡음(diastolic rumble). 구멍을 통해 우심방으로 많은 혈액이 유입되면, 확장기에 삼첨판막을 통해 우심실로 내려가는 혈액의 양도 증가한다. 삼첨판막 입장에서도 상대적 협착 효과가 생기면서 확장기 저주파 잡음(diastolic rumbling)이 들린다. 흡기 때 우측으로 혈류량이 더 늘어나므로 흡기 시 소리가 다소 커질 수 있다.
고정 분열(fixed splitting of S2)
ASD의 가장 특징적인 청진 소견은 심잡음이 아니라 S2의 고정 분열(fixed splitting)이다. 정상에서는 흡기 때 폐동맥판막이 대동맥판막보다 늦게 닫히는 분열이 생기고, 호기에는 간격이 줄어든다. 그런데 ASD에서는 구멍이 있어 우심방과 좌심방의 압력이 거의 같아지므로, 흡기와 호기 모두 분열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것이 fixed splitting이다.
❸ 동반 병변에 따라 잡음이 달라진다
ASD에서 기본적으로 들리는 것은 수축기 박출 잡음과 확장기 저주파 잡음이지만, 동반 병변이 있으면 잡음의 양상이 달라진다.
승모판역류(mitral regurgitation)가 동반되면 holosystolic murmur가 겹쳐 들린다. 승모판탈출(mitral valve prolapse, MVP)이 동반되면 수축기 중반의 클릭(midsystolic click)과 후기 수축기 잡음(late systolic murmur)이 추가된다.
폐동맥 고혈압이 동반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폐혈관으로 혈액이 과도하게 유입되어 압력이 올라가면 우측 심장 압력이 높아지고, 나중에는 단락 방향이 역전되어 우→좌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 이 경우 수축기 박출 잡음은 짧아지고 작아진다.
❹ 결국
ASD 심잡음을 이해하는 핵심은 “구멍에서 소리가 난다”는 직관을 버리는 것이다. 과부하된 혈액이 정상 판막을 통과할 때 상대적 협착 효과로 소리가 난다는 원리를 파악하면, 수축기 박출 잡음과 확장기 저주파 잡음 모두 같은 논리로 설명된다. 동반 병변과 폐동맥 고혈압 여부에 따라 잡음 양상이 달라지므로, 동일한 ASD 진단이라도 환자마다 청진 소견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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