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은 소화 효소와 중탄산염을 분비하는 외분비 기능과, 인슐린·글루카곤을 혈액으로 분비하는 내분비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기관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췌장 하면 인슐린이 먼저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췌장의 역할은 혈당 조절에만 있지 않습니다. 소화와 직결된 기능, 즉 소화 효소와 중탄산염을 십이지장으로 분비하는 외분비 기능이 인슐린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이 두 기능은 완전히 다른 경로로 분비된다는 점도 구별이 필요합니다.
❷ 외분비와 내분비는 어떻게 다른가
췌장에는 두 종류의 분비 경로가 있습니다.
외분비(exocrine): 샘세포(acinar cell)에서 만든 소화 효소와 관세포(ductal cell)에서 만든 중탄산염이 췌관(pancreatic duct)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흘러갑니다. 이 분비물은 소화관 안으로 나가므로 외분비라고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소화관은 입에서 항문까지 이어진 체외 공간이기 때문에, 소화관으로 분비되는 것은 몸 밖으로 나가는 것에 해당합니다.
내분비(endocrine): 랑게르한스섬(islets of Langerhans)의 베타세포(beta cell)에서 만든 인슐린이 혈관으로 직접 분비됩니다. 혈관은 몸 안이므로 내분비입니다. 글루카곤도 같은 방식으로 혈관으로 분비됩니다.
즉 같은 췌장 안에서 소화를 위한 경로와 혈당 조절을 위한 경로가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합니다.
❸ 소화 효소는 무엇을 분해하는가
췌장이 십이지장으로 분비하는 소화 효소는 종류가 많으며, 영양소 유형별로 담당 효소가 나뉩니다.
- 단백질: 트립신(trypsin)과 키모트립신(chymotrypsin)이 단백질 사슬 내부를 끊고, 카르복시펩티데이스(carboxypeptidase)가 끝을 잘라냅니다. 아미노산 단위까지 분해해야 흡수됩니다.
- 탄수화물: 아밀레이스(amylase)가 다당류를 포도당 단위로 분해합니다.
- 지방: 라이페이스(lipase)가 중성지방을, 포스포라이페이스(phospholipase)가 인지질을, 콜레스테롤에스테레이스(cholesterol esterase)가 콜레스테롤을 각각 분해합니다.
- 핵산: RNA와 DNA를 핵산 단위로 분해하는 효소도 포함됩니다.
이처럼 췌장 효소 없이는 탄수화물·단백질·지방·핵산 중 어느 것도 흡수 가능한 형태로 쪼개지지 않습니다.
❹ 중탄산염이 없으면 소화 효소는 작동하지 못한다
위에서 내려온 음식물은 pH 23의 강산성입니다. 이 상태로 십이지장에 들어오면 장 점막이 손상될 뿐 아니라, 소화 효소도 활성화되지 않습니다. 소화 효소는 pH 78에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관세포가 분비하는 중탄산염(bicarbonate, HCO₃⁻)은 위산을 중화해 적절한 pH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즉 중탄산염은 소화 효소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효소를 분비해도 중탄산염이 함께 분비되지 않으면 소화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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