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의 미세 순환 장애로 위장관 점막 방어벽이 무너지면 세균과 독소가 혈류로 유입되고, 간의 방어 시스템도 함께 기능을 잃으면서 전신 오염이 가속화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패혈증은 세균이 혈액에 퍼진 상태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위장관과 간이 손상을 받는가. 혈압과 폐가 문제라는 것은 이해가 된다. 소화기관은 왜 패혈증의 표적이 되는가.

❷ 위장관 방어벽은 왜 패혈증에 취약한가

위장관 점막은 소화뿐 아니라 방어벽 역할을 한다. 영양분은 통과시키고 세균과 독소는 막아내는 것이다. 이 기능을 유지하려면 점막 세포가 지속적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한다. 즉 미세 순환(microcirculation)이 잘 돼야 한다.

패혈증이 되면 미세 순환에 장애가 온다. 기능하는 모세혈관 수가 줄어들면서 점막 세포로의 공급이 끊긴다. 방어벽이 무너진다. 이를 위장관 투과성 증가(increased intestinal permeability), 또는 leaky gut이라 한다.

방어벽이 뚫리면 평소 위장관 안에 있던 세균과 독소가 혈류로 유입된다. 안그래도 전신 염증 반응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새로운 세균·독소가 유입되면 염증이 더 악화된다. 악순환이다.

❸ 그렇긴 하지만 간의 방어 시스템도 함께 무너진다

정상적으로 위장관에서 흡수된 모든 물질은 간문맥(portal vein)을 통해 간으로 한 번 거쳐간다. 간에는 망상내피세포계(RES, reticuloendothelial system)가 있어 혈액 중의 세균, 독소, 이물질을 걸러낸다. 구조적으로 위장관에서 흘러온 것을 간이 한 번 점검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패혈증이 되면 간으로의 혈류도 줄고 산소도 부족해지면서 간 기능이 떨어진다. 망상내피세포계도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

즉 위장관 방어벽도 뚫리고, 간의 방어 시스템도 기능을 잃으면 남는 것은 하나다. 세균과 독소가 걸러지지 않은 채 전신 순환으로 넘쳐 흐른다. 이를 spillover into systemic circulation이라 한다.

❹ 결국

패혈증은 감염이 어디서 시작됐든 관계없이 위장관과 간이라는 방어 구조 두 겹을 모두 무너뜨릴 수 있다. 이 두 장기의 손상은 전신 염증을 더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단순히 “장기 손상 목록에 추가”되는 수준이 아니라 패혈증의 악화를 가속화하는 구조적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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