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의 염증 물질이 폐 모세혈관 투과성을 높이면 공기가 차야 할 폐포에 액체가 들어차고, 가스 교환 장애와 저산소증을 거쳐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ARDS)으로 이어진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폐렴이 아닌데도 패혈증 환자에서 폐가 망가지는 경우가 있다. 세균이 폐에 직접 들어간 것도 아닌데 왜 폐가 표적이 되는가. 패혈증은 전신 질환인데, 왜 유독 폐가 먼저 무너지는가.
❷ 왜 패혈증이 폐를 특히 취약하게 만드는가
패혈증은 혈관에 염증 물질이 퍼지는 병이다. 폐는 우리 몸에서 혈관이 가장 촘촘하게 분포하는 장기다. 가스 교환을 위해 혈액이 가능한 한 넓고 얇게 폐 전체에 펼쳐져야 하기 때문이다. 즉 폐는 혈관 면적이 극도로 넓고 그 벽이 얇다.
염증 물질이 이 얇은 폐 모세혈관의 투과성(permeability)을 높이면 혈관 안의 체액이 바깥으로 새어 나온다. 다른 조직에서는 이것이 부종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폐에서 체액이 새어 나온 자리는 공기가 차야 하는 폐포(alveolus)다. 공기 공간에 액체가 차는 것, 이것이 폐부종(pulmonary edema)이다. 폐 간질(interstitium)에도 액체가 차면서 폐 조직 자체가 딱딱해진다.
❸ 폐포에 액체가 차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
폐포에 액체가 차면 가스 교환이 되지 않는다. 공기에서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교환 작업이 막히면서 저산소증(hypoxia)이 온다.
이때 몸은 이미 패혈증으로 인한 전신 염증 반응을 유지하느라 에너지 소모가 크다. 여기에 산소 공급까지 떨어지면 상황이 빠르게 악화된다.
이 과정이 더 진행되면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ARDS, 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이 나타난다. 중환자실에서 가장 예후가 나쁜 상태 중 하나로, 기계 환기가 필요해지고 사망률이 크게 높아진다.
❹ 결국
패혈증 환자에서 호흡 수가 빨라지거나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면, 단순 발열 반응이 아니라 폐 침범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세균이 폐에 없어도 전신 염증만으로 폐는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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